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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의 달인 - K-초등 리얼리티 스토리 ㅣ 다산어린이문학
박현숙 지음, 모차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2월
평점 :

<오해의 달인>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오해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거의 매일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라는 점이었다. 아이들 세계에서의 오해는 어른보다 작아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작지 않다고 느껴졌다. 하긴 모두의 감정이 각각의 감정이 다 소중하니 어린이라고 해서 그게 더 작거나 소홀하지는 않겠지.
이 책에는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스스로 상처를 키워 버린 도우의 이야기, 하지도 않은 일의 범인으로 지목된 나찬이의 억울함, 먼저 사과하지 않겠다고 버티다 관계가 멀어지는 다은이와 소미의 이야기까지. 모두 교실 안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상황처럼 보여진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도우는 ‘토막’이라는 역할을 맡으며 마음이 먼저 움츠러든다. 누가 직접적으로 놀리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그렇게 해석해 버린다. 나는 이 장면이 특히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아이들은 상대의 의도를 확인하기 전에 이미 자기 기준으로 의미를 덧붙인다. (어른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이야기 ‘오해의 달인’은 요즘 아이들 환경을 정확히 짚고 있다. 가짜 뉴스처럼 퍼지는 말 한마디가 한 아이를 순식간에 고립시킨다. 나찬이가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믿어 주지 않는 상황은 답답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이야기 ‘새파란 사과’는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갔다. 사과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어렵지 않은 일인데, 먼저 말하는 쪽이 지는 것 같아 보일 때가 있다. 다은이의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그 고집이 관계를 더 멀어지게 한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나 안타까웠다고 해야 할까. 아이들 이야기지만 어른의 인간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오해를 거창하게 해결하지 않는다. 극적인 반전이나 통쾌한 복수 대신 결국은 말을 건네고 마음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풀어 간다. 그래서 오히려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의 성장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해 보는 것’인 것 같다.
박현숙 작가의 이야기는 늘 아이들의 감정을 과장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가 실제로 할 법한 말과 행동으로 상황을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들이 '이건 내 이야기 같다'라고 느끼기 쉽게 한다. 나 역시 자연스레 아이의 학교생활을 떠올리며 읽게 되었다.
<오해의 달인>은 오해가 생기는 과정과 그것을 풀기 위해 필요한 태도를 보여 주는 이야기다. 아이에게는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어른에게는 '아이의 말 뒤에 있는 감정을 먼저 바라보자'는 생각을 하게 했다. 오해를 겪지 않는 방법을 알려 주기보다 오해를 겪은 뒤 어떻게 행동할지를 묻는 책 같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