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아이돌 다산어린이문학
이송현 지음, 오삼이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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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아이돌>은 설정부터 눈에 띄는 책이다. 아이돌 콘서트를 보기 위해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날아온 할머니라니! 기존 동화 속 할머니 이미지와는 분명히 다르지 않은가. 이 낯선 설정이 이 책의 가장 큰 큰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읽고 싶고, 기대에 차서 선택하게 한 이유는 작가였다. <일만 번의 다이빙>은 아이의 인생책 중 하나다. 이야기의 재미뿐 아니라 아이의 감정과 선택을 함부로 단순화하지 않는 이야기에 신뢰가 생긴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작가의 신간이라면 방향이 크게 어긋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가 가장 먼저 들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하와이 할머니’와 열세 살 다정이가 있다. 한쪽은 아이돌을 좋아하고 최신 유행을 즐기는 인물이고, 다른 한쪽은 전통 한국 무용을 하며 스스로를 단단히 관리해 온 아이다. 두 인물은 세대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 삶의 리듬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어긋난 리듬이 만들어 내는 장면들을 차분히 보여 주며 서로의 세계를 침범하지 않은 채 스쳐 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른이 더 트렌디한 설정’은 책을 관통하는 특징 중 하나다. 아이보다 앞서 유행을 즐기고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 할머니의 모습은 아이에게 여러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데 나이가 중요한지, 어른이 되면 취향이 고정되는지 같은 질문 말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어른은 늘 보수적이고, 아이는 늘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는 단순한 생각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정이의 변화 역시 주의할 만한 부분이다. 아이돌 춤을 접한다고 해서 한국 무용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경험이 곧바로 정체성의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오래 붙들고 있던 세계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되는 정도의 흔들림이 생기는데 이 미묘한 변화가 오히려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할머니의 아이돌>은 K-컬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아이돌과 전통 무용을 우열로 나누지 않고 각자의 자리를 존중한 채 나란히 두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좋아하는 것을 지키는 일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반드시 충돌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새로움에 대한 수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이송현 작가님에 대한 신뢰도를 더 굳건하게 해 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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