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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분실물함 ㅣ 북멘토 가치동화 74
니시무라 유리 지음, 오바 겐야 그림, 김정화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2월
평점 :

<사라진 분실물함>은 책을 펼치기 전부터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이미 ‘수상한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 시리즈의 결을 잇는 이야기라는 점이 눈여겨보게 되었고 앞서 읽었던 <사라진 시간표>도 인상에 남아 있어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됐다. 미스터리라는 장르 안에서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네줄지 궁금했고, 이번에는 ‘분실물함’이라는 소재가 어떻게 풀릴지도 기대가 됐다.
이야기는 국어 시간 발표 과제에서 시작된다. ‘우리 학교의 역사’라는 다소 재미없어 보일 수 있는 주제를 맡게 된 히나노네 모둠은 처음부터 삐걱거린다. 관심사도 성격도 제각각인 아이들이 한 모둠이 되었다는 설정은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이의 교실에도 각양각색의 친구들이 존재하니 말이다. 아이의 일상과 크게 멀지 않는 배경 속에서 더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문제는 교장 선생님께 빌린 오래된 책이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누구 하나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분실물함에 넣어두었다는 말 뒤로 상황은 점점 이상해진다. 있어야 할 자리에 없는 분실물함, 평소에도 사라졌다가 나타났다는 소문, 달그락거리는 소리까지.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학교 괴담의 분위기를 드러내는데 지나치게 무섭거나 자극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아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선에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미스터리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와 함께,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차분히 그려진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서로에게 관심 없던 아이들이 분실물함을 찾는 과정에서 조금씩 협력하게 되고, 그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태도가 드러난다. 특히 히나노의 마음이 인상 깊었다. 책임감 때문에 조급해지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이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서운해하기도 한다. 이런 감정은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 이야기 속 인물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분실물함의 정체와 함께 등장하는 사부로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이 책의 분위기를 다시 한번 바꾸는 것 같다. 단순히 물건을 찾는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과거의 기억과 후회, 그리고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야기로 시선이 넓어진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멀어졌던 메리 할머니의 이야기 또한 마음에 남는다. 차이나 공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사라진 분실물함>은 시리즈물답게 읽는 재미가 분명한 책이다.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페이지가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아이도 중간에 끊지 않고 쭉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관계와 감정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싶은 아이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라진’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아이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이미 앞 권을 읽은 아이라면 더 반가울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