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탐정 홍조이 1 - 탐정 홍조이의 탄생과 검은 말 도적단 사건 책 읽는 샤미 2
신은경 지음, 휘요 그림 / 이지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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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조이'라는 이름의 양반집 여자 아이다. 어느 날 오빠가 역적이라는 이유로 잡힌 뒤 (관) 노비가 된다. 조이는 노비 생활을 하며 어린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쳐 준다. 그러던 어느 날, '검은 말 도적단'이라는 무리가 나타난다. 이들은 도둑질을 한 뒤 검은 말 그림을 남겨 두어서 검은 말 도적단으로 불리게 된 무리다. 조이는 그림과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에서 한자를 찾아낸다. 이렇게 찾아낸 한자로, 과연 조이는 검은 말 도적단을 잡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주목해야 할 점이 여럿 있다. 우선 그림이다. 웹툰 작가인 휘요의 그림이 책에 더 관심을 갖게 하고 내용을 보다 깊게 이해시키는 힘이 있다. 어떤 면에서는 초등 고학년의 읽기 책이라는 점을 명징하게 드러내는 부분 같기도 하다.

거기에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다. 글을 읽고 쓴다는 것만으로도 손가락질 받을 수 있던 시대에, 글자를 일고 쓰는 게 좋은 조이는 그 자체로도 곤란할 수 있는데, 오빠가 적은 문구 때문에 노비의 처지가 되고 만다. 양반집 처자에서 갑자기 노비가 된 상황 자체도 힘들고 황당할 텐데 조이는 그 안에서도 힘과 용기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며 도적단에 대한 힌트도 풀어나가는 것이다. 자칫 모든 걸 포기하고, 시대의 부조리함을 무력하게 받아들일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고 맞서 나아가는 모습이 읽는 독자에게도 용기를 주는 점으로 작용한다.

주인공의 처한 상황, 눈길이 가는 그림 외에도 추리를 풀어가는 과정 자체가 흥미롭다. 추리소설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맞춰나가는 상황은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어도, 모른다 해도 그 과정 자체로 흥미롭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이 책 또한 검은 말 도적단의 정체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 도적단이 누구인지 헤쳐나가는 과정 자체에서 접하게 되는 여러 단서들이 흥미로운 독서를 가능하게 한다.

결국 조이는 시대적 제약을 뛰어넘어 사건을 해결하고, 자신의 몫을 똑똑히 해낼 것이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명랑함을 유지하고, 지식을 가다듬어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목표와 위치에 도달하고 말 것이다. 그 길을 응원한다. 즉, 다음 권 또한 기대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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