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기>에는 '소금 맷돌', '깜짝 피리', '화수분 상자', '도깨비 감투', '금토끼'라는 5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중 '소금 맷돌'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소금 맷돌'의 주인공은 '다영'이라는 여자아이다. 다영이는 엄마가 항상 밥을 싱겁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짠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짠 게 맛있는 게 문제다.) 어느 날, 다영이는 골목 구석에 있는 '장난기'라는 자판기를 보고 다가간다. 장난기는 다영에게 소원이 있다면 자신이 꼭 이루어주겠다고 하고, 다영이는 밥을 좀 맛있게 먹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게 다영이는 장난기에서 소금 맷돌을 받게 된다. 소금 맷돌은 말 그대로 계속 소금이 나오는 맷돌이다. 다영이는 이 맷돌 덕분에 음식에 소금을 뿌려 먹을 수 있게 된다. 소금 맷돌을 하루 사용한 뒤 자고 일어난 다영이는 거울을 보고 놀란다. 얼굴이 많이 부어있었던 것이다. 소금 많이 먹으면 붓는다고 하니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계속 소금 맷돌을 사용해 음식을 맛있게 먹은 다영. 다영이는 아무 문제 없이 계속 짜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건강을 위해 매일 매끼 싱거운 음식을 주는 다영의 엄마가 조금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결핍이나 불균형은 언제나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소금 맷돌' 외의 다른 이야기 속 아이들도 각자의 불만과 문제를 안고 있다. 예쁘고 화려한 문구를 마음껏 쓰고 싶은 아이도 있고, 형이나 누나에게 물건을 그만 물려 입고 싶은 아이도 나온다. 아이들이 흔히 겪는 여러 마음들을 이야기 속에 녹여 문제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건강도 중요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도 중요하다. 물건을 낭비하면 안 되지만 그래도 갖고 싶은 (큰 쓸모가 없더라도) 것 한두 가지는 갖고 있으면 즐거움을 준다. 이처럼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으며 살면 '장난기' 같은 물건이 눈에 안 띄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이는 책을 덮으며 결국 모두 다 욕심이 문제라고 했다.) 더불어 이런 깨달음 없이도 상상 속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도서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