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동글 귀여운 아이 세 명과 의사처럼 청진기를 큰 귀에 꽂고 있는 옥토끼가 맞아주는 이 책은 친구를 사귀는 과정과 방법을 안내한다. 주인공 솔이는 조용히 책 보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다.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유치원 때 무리에서 거부당한 경험(따돌림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모두 미숙했고, 따돌림이라고 말하면 뭔가 솔이에게 더 큰 사건처럼 다가올 것 같단 말이지)을 한 뒤로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게 더 어려워진 친구다. 반면 동생 지한이는 솔이와 다르다. 학교에 간 첫날부터 친구를 잔뜩 사귀었다고 신나서 떠든다. 그런 지한이를 보면 이번 자신의 생일 파티에 친구들을 초대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솔이. 초대할 친구가 없는 솔이는 보름달을 보며 친구를 사귈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고, 보름달 기도의 힘으로 토끼가 나타나 솔이를 돕는다. 어떻게 하면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까? 솔이는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올해 4학년인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며 옥토끼의 처방전 즉 친구를 사귀는 방법 자체에는 크게 흥미를 보이지는 않았다. 4학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벌써 4학년이나 되었다고 해야 하는 걸까) 친구를 사귀는 데 도움을 주는 여러 책들이 하는 방법들이 조금은 표면적이라고 느끼는 듯하다. 친절하게 말하고 먼저 배려하라는 그 책들의 조언대로 해도 친구 사귀는 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걸 겪었기 때문인 듯하다. 아이는 친구를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는 솔이에게 공감하면서도 생일파티 사건에 오히려 더 열을 냈다. "솔이는 생일파티 안 해주고 지한이는 아들이라고 생일파티해주는 게 어딨어!"라며 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친구 문제로 고민하고 걱정한다. 처음에는 친구를 사귀는 것부터 걱정이었다가 친구를 사귀었는데 무언가 어긋나는 게 있어 고민하고, 이 친구와는 잘 지내는데 그 사이에 끼어있는 또 다른 친구와는 맞지 않아 신경을 쓴다. 솔이가 하는 고민과 걱정들이 아이가 모두 거쳐왔던 고민과 걱정들이었다. 그런 고민을 하는 친구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당사자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겠지만) 누구나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과정을 겪어 나가며 성장하기 때문이다. 옥토끼의 처방전만큼이나 이렇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책을 만들고 찾는 여러 비슷한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며 큰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잘 넘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동안 꾸준히 들었다. 초등 중고학년보다 저학년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