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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 친구
임호.정재희 지음, 메바5 그림 / 쉼어린이 / 2024년 4월
평점 :

비밀 친구라고 하면 마니또가 바로 떠오른다. 내가 뽑은 친구의 수호천사가 되어 어려움이 있을 때 도와주기도 하고 작은 선물을 몰래 건네기도 하는 마니또 활동. 내가 학창 시절에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삼십여 년이 지난 지금의 학교에서도 하고 있는 걸 보면 꽤나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활동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 또한 이미 여러 번의 마니또 경험이 있는데, 누구를 뽑을지 설레고, 뽑은 친구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며 들떠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마니또가 항상 즐거운 기억만은 아니다. 자신을 뽑은 다른 친구가 싫다며 울었다는 이야기에 충격도 받았고(그 친구는 평소에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 시간이고 울던 친구긴 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작은 선물을 받았는데 자신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며, 자신을 뽑은 마니또는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다며 실망하기도 했었다. 이런 여러 상황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 바로 <나의 비밀 친구>다.
주인공 윤주는 인기 많은 민찬이를 마니또로 뽑아 내심 기분이 좋다. 민찬이와 조금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쉽게 다른 친구에게 주는 민찬이를 보며 감정이 상하고 만다. 아무 선물도 받지 못한 태성이는 마니또에게 서운함이 든다. 자신이 받은 선물을 다른 친구가 가져간 거 아니냐는 오해도 하게 된다.
이처럼 마니또 활동은 여러 가지 상황을 빚어내고, 그 안에서 아이는 여러 가지를 돌아보게 된다. 평소 마음이 맞는 친구와 다시 한번 마음이 맞는다는 걸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잘 몰랐던 친구를 보다 관찰하고 알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혹은 받지 못해 나만 주고받지는 못한다는 부분에 서운함이나 억울함이 쌓이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건 어떤 마음과 태도일까. 내가 준만큼 받지 못해도 준 것 자체로 마음이 채워지는 경험, 내가 준비한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타인을 보는 것에 대해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기쁨, 평소 관심이 없었거나 잘 몰랐던 친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즐거움 등이 아닐까. 결국은 서로 배려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 게 아닐까. 교사 부부가 쓴 책이라 그런지 현실적인 부분이 많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들을 보며 나의 상황을 돌아보고, 감정적이나 태도적으로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