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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를 만나는 밤 ㅣ 사이그림책장
윤수란 지음, 김은진 그림 / 가나출판사 / 2024년 4월
평점 :

작은 언니는 힘도 세고 딱지도 잘 친다. 항상 씩씩하게만 보였던 작은 언니의 다리에 어느 날 까만 점이 생기고, 그 점의 개수는 늘어간다. 엄마 아빠가 언니를 병원에 데려가고, 언니는 점점 작아져만 간다. 그렇게 아기가 되어 버린 작은 언니. 작아지고 작아지다 작은 불빛이 되어 하늘로 가 별이 된 나의 작은 언니.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어른에게도 어렵고 힘든 가족과의 이별을 어린 나이에 겪었지만, 이별과 상실 혹은 죽음에 대해 어둡고 두렵게 그려지지 않고 오히려 아름답고 따뜻하게 간직하고 있는 작가의 경험 덕분에 책을 읽는 독자 또한 슬프지만 마냥 슬프기만 한 건 아니게 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마을 사람들과 가족들이 모두 둘러앉아 모닥불을 피우며 작은 언니에 관한 여러 추억들을 곱씹는 장면이었다. 진정한 추모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까 봐 조심스러워 말하지 못하고 쉬쉬하고 묻어뒀더라면 그 아픔은 밖으로 타올라 사라지는 게 아니라 가슴속에 묻혀 더 큰 아픔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맥락에서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드러내고 받아들이는 장면 같아 기억에 오래 남는다.
작은 언니를 보내며 그때는 너무 어렸던 주인공은 지금은 밤하늘을 보며 언니를 기억하고 미소 지을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상상해 본다. 책을 읽기 전에는 뭔가 '죽음'이란 소재에 관련된 책이라 그저 눈물만 흘리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했었는데,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상황을 풀어나가다 보니 그런 감성적인 부분보다 이별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 자체가 눈에 보여 여운이 더 깊게 남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노란색에 중점을 두어 표현되는 그림 또한 하늘의 별이 된 작은 언니를 잘 부각시켰다고 본다. 시각적으로도 내용을 전달하는 책이다. 살면서 이별을 경험하지 않을 수는 없기엔, 모든 이별에 공감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