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 - 온 세상 작은 존재들과 공존하기 위해 SF가 던지는 위험한 질문들 내 멋대로 읽고 십대 9
김보영.이은희.이서영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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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는 과학 책방 모모에 모인 네 사람이 주고받는 이야기 형식이다. 황사 바람으로 전국적인 재난 문자가 울리던 그 시점, 고양이 백설기와 양갱은 그들의 별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지구는 이제 곧 큰 위기를 맞을 테고, 양갱이 너에게 특히 인간들은 상처를 준 존재들이니 지구와 그들을 떠나 고로롱별로 동네 다른 고양이들을 모두 데리고 말이다. (실은 고양이 모습을 한 외계인이다.) 하지만 양갱은 지구와 인간을 떠나기 싫어 본인들이 남아야 할 이유를 네 사람의 입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한다. 그렇게 지구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보이는 황사 심한 그날, 네 사람은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게 된다.

이야기의 주제는 성별, 장애, 가상현실 등으로 뻗어나간다. SF를 인간이 상상해 내는 모든 것으로 범주를 넓혀서 바라본다면 이 세상에 SF 아닌 것이 없을 텐데, 그럼에도 이 넷은 모든 상황과 상상을 SF라며 기존 여러 소설이나 작품들을 빗대어 이야기해 나간다.

전반적으로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무리가 조금 있다고 느껴졌는데, 아직도 학교에서는 여자아이에게 분홍색 노트를 남자아이에 파란색 노트를 나눠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이나 염색체와 스스로 느끼는 성의 괴리를 아이에게 알려주기에는 환경적인 무리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적어도 중학생 정도는 되어야 읽고 사유해 볼 수 있을 내용들이다. 이 책을 통해 사유가 깊어진다기보다는 생각해야 할 거리들을 던져주는 책이다. 읽으면서 개운하게 이해되고 깨닫는 느낌보다는 '맞아, 이런 부분도 있었지.', '나도 이런 이야기를 읽어본 적 있었지.' 하며 문제의식을 다시 상기시키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고양이들의 서사와 넷이 나누는 이야기의 상관성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없었고, 여러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인물들의 특징 때문에 노학자의 말에 보다 신뢰가 가고 맥락 없이 귀엽다고 말하는 한단결에게는 편견이 생기는 것 같아 아쉬웠다. 더불어 서평 이벤트 도서이지만 책 위아래로 이렇게 색이 번져 나온 건 파본 같은데, 그 부분도 아쉬웠다. 읽는 동안 내내 책 가운데서 뿜어져 나오는 보라색의 기운이 독서를 방해하면 했지 도움이 되지는 않았으니.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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