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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방 ㅣ 기묘한 방 이야기 2
소중애 지음, 정지혜 그림 / 거북이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짜증방」에 이어 기묘한 방 이야기 시리즈 두 번째 권이 출간되었다. 「울음방」이 그것이다. 「짜증방」을 뜻깊게 읽었던 터라 새로 나온 「짜증방」도 기대를 가지고 펼치게 되었다.
「짜증방」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 '다희'다. 읽으면서 내 아이는 좋은 딸이구나, 싶었을 정도로 눈살 찌푸리게 하는 '다희'. 엄마가 다쳐 해외여행이 취소되자 다친 엄마보다는 여행을 못 간다는 사실에 짜증을 내고, 부재하는 엄마의 빈자리를 통해 엄마의 소중함을 생각하기 보다 역시나 짜증과 울음, 징징거림을 부리는 아이다. 말 그대로 떼쟁이 다희는 엄마가 다치자 할머니 집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이모와 함께 '도도 체험장'에 가게 되고,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다른 사람의 상황을 알게 되고 그만큼 더 공감하게 되며 성장하게 된다.
울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문화 속에서 살다 보면(유교의 영향 때문인지 뭔지 우리 사회가 울음뿐만이 아니라 감정을 솔직하게 혹은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걸 꺼린다고 생각한다.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울고 싶은 여러 상황 속에서 그것을 참고 속으로 삭히고 말게 된다. 하지만 울음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다. 슬프고 아파서도 울지만 그리워서도 울고 고마워서도 운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면 사람마다 울음방이 없어도 되지 않을까. 그러면 조금은 더 가볍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묘한 방 이야기 시리즈는 이처럼 인간의 여러 감정을 들여다보게 한다. 내가 왜 짜증이 나는지, 내가 왜 눈물이 나는지 생각해 보다 보면 그 생각을 저 사람은 왜 짜증을 내는지, 저 사람은 왜 울고 있는지 그 생각의 영역이 넓어지고, 그렇게 넓어진 영역만큼 타인에 대한 이해의 영역도 같이 넓어짐을 느낀다. '나'의 감정도 소중하지만 그만큼 '너'의 감정도 소중하다는 걸 깨달으며 아이는 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