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비밀 나한테 팔아! 맛있는 책읽기 56
김미승 지음, 김정진 그림 / 파란정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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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학년이 되면 생존 수영 수업을 받게 된다. 어디선가 3, 4학년 때 수영 수업을 하는 이유가 2차 성징이 신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학년에 하는 거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2차 성징은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 중 하나인데, 그럼에도 신체에 나타나는 묘한 변화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싫어하는 마음이 담긴 것 같아 공감되면서도 조금 의아하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는 수영 수업을 앞둔 친구들이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영 수업을 반기는 눈치다. 물장난도 할 수 있고, 교실에 앉아서 받는 수업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소담'이는 수영 수업이 너무나 싫다. 처음에는 위에 이야기한 그런 이유 때문일까 짐작했었는데, 다른 이유가 있었다. 소담이는 그것 때문에 악몽을 꿀 정도로 수영 수업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 거기엔 소담이만의 비밀이 담겨있다. 일부러 감기에 걸려서 빠져야겠단 생각을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주는 수영 수업과 그 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소담이만의 비밀.

책을 읽는 성인인 내가 보기에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고민과 비밀이다. 하지만 그런 어른들 틈에서 혼자 스트레스를 받는 소담이의 모습이 조금 안타까우면서도 내 주변의 아이들의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었다. 원래 문제에서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그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는데, 너무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해 보이는 법이니까. 이런 소담이에게 '미지'라는 친구는 그 비밀을 자신에게 팔라며, 자신의 비밀도 팔기 위해 오픈한다. 소담이는 미지의 비밀을 듣고 나름의 용기를 얻게 된다.

결국 모든 것들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는 다시 한번 느꼈다. 별것 아닌 것도 내가 문제라고 받아들이면 문제인 것이고, 문제인 것도 내가 별것 아니라고 받아들이면 별것 아닌 것이 된다.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나의 기준에 아이를 맞춰 내가 재단하지 말고, 아이 스스로 기준을 조금 느슨하게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단 생각도 더불어 했다. 서로의 비밀을 모두에게 오픈할 수 있을 정도로 둘을 지탱해 주는 우정도 보기 좋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한 걸음 성장하는 두 친구의 모습도 보기 흐뭇한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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