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지고, 실천도 더 일상화되었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제일 먼저 손을 닦고, 매일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비데로 뒤처리 또한 깔끔하게 한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이고 생활이지만, 과거에도 그랬을까? 잠깐만 생각해 봐도 그렇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지금보다 깨끗한 물이 주위에 있었더라도 그 물을 길어다 집에서 사용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가 되니까 말이다. 하수도의 발달이 감사할 따름이다. 이와 같은 위생과 청결을 주제로 세계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책이 있다. 바로 「냄새나는 세계사 더러워」다.
우선 이 책은 과거 청결에 대한 개념이 어떠했는지 알려준다. 어떤 시대, 어떤 곳에서는 목욕을 즐겨 했고 반대로 어떤 시대, 어떤 곳에서는 씻는 걸 죄악시했다. 흔히 향수가 씻지 않아 발생하는 악취를 가리는 용도로 발명되었고, 하이힐 또한 길거리에 쌓인 여러 오물들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처럼 흔히 알려진 이야기 외에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똥은 뭘로 닦아요?' 챕터만 해도 화장지가 발명되기 전 볼일을 본 후 처리를 어떻게 했을지 알려주고 있다. 풀, 나뭇잎, 해초, 건초 다발, 양털, 천 조각, 돌 등 과거 화장지 대신 사용했던 대체품들이 등장한다. 과거의 이야기들이 흘러 미래로, 우주로까지 펼쳐나간다.
이 책에서 눈길이 가는 건 첫 번째로 사이즈, 빅북이라는 점과 두 번째로 그림이다. 사이즈가 작았다면 약간 사전 보는 기분이 들어 아이가 선뜻 손을 내밀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크기가 크기 때문에 그림도 시각적으로 눈에 들어오고, 글의 양이 적지 않음에도 크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림 또한 색채가 선명하고 감각적이라 눈길이 간다. 상상으로 너무 더럽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을 화려하게 표현해 줬다고 해야 할까. 풀빛 출판사의 지식 아이 시리즈가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다른 주제들도 찾아보려 한다. 분명 이 책처럼 흥미로운 소재로 알찬 지식이 담겨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번에 다 읽기 조금 어렵더라도, 곁에 두고 펼쳐보다 보면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역사의 한 부분을 기초 상식으로 채워 줄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