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 - 2022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장편동화 선정작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백혜영 지음, 박현주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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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귀신 이야기를 좋아할까. 무섭다고 하면서도 호기심 가득하다. 좀비, 드라큘라, 처녀귀신 등 웬만한 귀신 이야기는 거의 들어본 것 같은데 '잠귀(잠귀신)'이라니.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주인공 혜령이는 6학년 여자 아이다. 수학경시대회를 준비하느라 잠을 많이 자지 못해서 졸면서 걷다 교통 사고를 당해 죽고 만다. 그동안 자지 못한 수면 시간을 채워야 저승으로 갈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본인이 살아있을 때처럼 자지 않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잠밥을 채워 먹는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없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게 되고,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한 언니의 사정을 알게 되고, 가장의 역할로 어깨가 무거운 택배기사 아저씨의 사정도 접하게 된다.

단순히 귀신에 대한 흥미로 접근했는데, 내용이 그렇게 단순하고 흥미 위주는 아니다. 귀신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보편적이지만 중요한 인간의 여러 단상들을 보여준달까. 읽으면서 '신과 함께'의 어린이 버전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승과 저승, 잠귀와 악귀, 저승사자와 악귀 대마왕 등 아이가 흥미로워할 만한 소재와 배경으로 가득한 책이다. 그렇기에 아이는 이 책을 여러 번 읽었고, 읽을 때마다 마지막에는 눈물을 보였다. 그만큼 흥미로운 소재로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다 읽고 나면 마음이 울리는 그런 이야기라는 의미리라.

우리는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자 노력하며 살아간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한 가정의 살림을 위해 잠을 줄여가며 애쓴다. 그런 노력들이 조금은 인정받고, 위로받을 수 있으면 보다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죽어서야 만 서로의 진심을, 진정한 마음을 나누는 관계를 깨우치는 게 아니라 살아있을 때 서로의 존재를 보다 소중히 여기고 아껴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백혜영 작가님의 다른 글들도, 출판사 우리학교의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모든 면에서 탄탄하고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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