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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가족 ㅣ 마주별 중학년 동화 13
박혜원 지음, 홍선주 그림 / 마주별 / 2022년 10월
평점 :

사회적으로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재혼율도 높아지고 있다. 이혼한 사람들이 연인을 찾는 프로그램이 시즌을 이어 방영될 정도로, 예전처럼 이혼을 쉬쉬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이혼이 흠이 아니라, 각자의 더 나은 행복을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이혼과 재혼이 전보다 수도 늘고 겉으로도 더 드러났다고 하지만 그만큼 편견이나 왜곡된 시각도 걷혔다고 할 수 있을까? 특히나 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에 괜히 우려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나? 이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주인공 '나건우'는 재혼가정의 아이다. 아빠는 친아빠지만 엄마는 새엄마다. 셋이 살던 때는 모든 게 평화롭고 좋았는데, 동생 '나건영'이 태어난 뒤로 이야기가 달라진다. 몸에서 땀 대신 거품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거품이 나는 건우의 주위를 친구들도 꺼려 하는 눈치다. 아빠는 본인보다 새엄마를 더 챙기는 것 같고, 친절하던 새엄마도 이젠 동생 건영이를 더 챙기는 것 같다. 나만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 (당연히 들 수 있는 감정이고, 상상만으로도 마음 외롭다.)
나는 건우의 거품이 건우의 외로움으로 보였다. 또한 아무리 가까운 가족 사이라도 개인적으로 어쩔 수 없는 벽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빠와 엄마의 사랑이 동생의 탄생으로 달라지거나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을 건우가 알고 있더라도, 건우가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외로움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거품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또한 이러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지 않고 쌓아두면 거품처럼 쌓여가는 것 같다고. 더불어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몽글몽글한 거품 속에 있으면 안정감이 느껴지기도 하니까. 거품은 또 금세 사라지기도 한다. 가족 사이에 생긴 오해, 내가 쌓아올린 착각, 외부의 왜곡된 시선(혹은 그런 시선에 대한 걱정) 등등이 만들어낸 거품은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고 애정을 다시 확인하며 눈 녹듯 사라지게 마련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이 존재한다. 아빠만 있을 수도 있고, 엄마만 있을 수도 있고, 엄마 아빠 모두 없을 수도 있다. 나와 같지 않음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받아들인다면 서로의 몸에서 거품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