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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천문학 이야기 ㅣ 재밌밤 시리즈
아가타 히데히코 지음, 박재영 옮김, 이광식 감수 / 더숲 / 2022년 10월
평점 :

밤 하늘의 별이나 달을 바라볼 때, 큰 산맥이나 폭포를 마주할 때, 끝을 모르는 바다에 맞서 서 있을 때면 자연의 무게감에 압도되는 느낌이 들곤 한다. 내가 디디고 서 있는 땅이 온 지구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무섭기도 하면서 동시에 안도감도 든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복잡한 고민들이 별것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더불어. 하늘은 끝이 없고 그 끝없는 하늘 속에 여러 가지 현상이 존재한다는 건 언제 들어도 신비롭다.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이라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낮이고 밤이고 올려다보는 하늘과 하늘 그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존재할까. 그 호기심이 조금은 풀릴지도 모르겠단 생각으로 접한 책이다. 게다가 테마가 '공포'라니. 내게 낯선 천문학이라는 분야를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들었다.
말 그래도 이 책은 제목부터 '무섭지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번 읽으면 멈출 수 없는 섬뜩하고 스릴 넘치는 우주 이야기'라는 설명도 표지에 있다. 책을 읽고 내가 느낀 공포는 호러가 아닌, 더 큰 존재 혹은 더 높은 존재에 대한 두려움 같은 공포였다. 많은 기술 발전과 과학의 진보로 우주에 대해 많은 부분 밝혀냈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부분을 모르고 있다는 공포랄까.
죽기 전에 별똥별을 한 번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매일 밤 볼 수 있는 것이었다니. 운석이 그렇게나 많이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니. 지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로도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제 우주에 있는 쓰레기까지 걱정해야 한다니. (물론 우주 쓰레기도 인간들 때문에 발생한 것이니 인간들이 고민하고 처리하는 게 맞지만.)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돌아보면 대부분 근거가 없이, 고민과 공부 없이 그렇다고 여기고 있던 것들이었다.)이 잘못되었다고 알려주었다. 우주의 티끌 같은 존재인 내가 지구와 우주를 대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만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두려웠으려나?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와 같이 읽으려고 했는데, 아직은 조금 무리였다. 초등 고학년부터 읽으면 흥미롭고 재미있을 책이다. 어려운 단어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래도 소재 자체가 흥미로워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천문학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는 게 아니라 아예 모르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