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유명하지만 처음 접하게 된, 암호 클럽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애거서 상 최우수 어린이 도서 상, 앤서니 상 최우수 어린이 도서 상을 수상했다. 애거서와 앤서니라니. 책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알만한 이름들이 거론되는 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지금까지 시리즈가 이어지는 거겠지. 그만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을 테고 말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스터리 탐정 소설이다. 셜록, 엉덩이 탐정 등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미스터리 물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는 드물다. 범인이나 원인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니 말이다. 나의 아이도 이런 탐정물을 좋아한다. 본인이 예상했던 결과와 맞아떨어지면 그것대로 통쾌하고, 반전이 나타나면 그것대로 짜릿하다.
이번 책의 주제는 운동회다. 코로나로 아이는 유치원 때 1번 강당에서 했던 미니 운동회 경험이 전부다. 그런 아이에게 버클리 중학교에서 펼쳐지는 운동회는 보다 더 역동적인 현장으로 작용했다. 거대 볼링, 5인 6각 같은 종목은 아이도 해보고 싶어 했다. 이런 운동회 현장에서 기이한 일이 발생한다. 거대 볼링공이 가다가 멈추고, 5인 6각 경기 중 바지가 뜯어져 넘어지게 된다. 암호 클럽과 맞붙은 (얄미운) 슈퍼 스파이 클럽! 의심스러운 상황 속에서 암호 클럽은 승부를 조작했다는 오해를 사게 되는데, 이 모든 전말은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시작된 것일까.
제목답게 책 속에는 여러 암호가 등장한다. 한자 암호, 지문자, 모스 부호, 외계어 암호 등이 그것인데, 노트를 펼쳐 놓고 하나씩 대입해 보면 문장을 만들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초등 저학년이 해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아이가 자주 "암호가 너무 어려워!"를 외쳤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책은 끝까지 읽어 나갔다.) 나 또한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다. 헷갈려서 책 앞뒤를 여러 번 왔다 갔다 펼쳐본 기억이 난다. 암호를 완전히 해독하지는 못했어도 이런 원리로 작동하는 암호가 있다는 걸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제목, 부제목 모두 아이의 흥미를 끄는 시리즈! 이상 '암호 클럽 17: 수상한 운동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