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할아버지의 비밀 생각숲 상상바다 10
유지은 지음, 정은선 그림 / 해와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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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앞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요즘이다. 이웃사촌이란 단어가 몇 십 년 뒤에는 사라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가끔 뉴스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때면 주위에서 어떻게 저렇게 될 때까지 몰랐을까 싶다가도, 나라면 알았을까 생각해 보면 무섭기도 하다.

여기 비슷한 할아버지가 한 분 계신다. 홀로 쓸쓸히 살아가고 있는 모자 할아버지. 항상 모자를 쓰고 다녀서 붙은 이름이다. 눈인사는 하지만 대화는 나누지 않는 할아버지. 동네 다른 할아버지의 북적북적한 대문을 보며 잊어버렸던 본인의 생일을 떠올리는 할아버지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어느 날 떠돌이 개가 눈에 들어온다. 사람의 손길을 피하고, 심한 피부병을 앓고 있는 누런 개. 밥을 차려 먹으려던 할아버지 집 근처에 그 개가 나타나고, 할아버지는 개에게 밥을 챙겨주기 시작한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고마움을 전하러 여러 물건을 물어다 놓는 개. 그 물건을 통해 마을 주민들과도 소통을 시작하게 된 할아버지. 아이들도 시끌벅적한 마당을 보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뜨거워지는 할아버지를 보며 나 또한 눈끝이 찡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개의 주인이라며 난폭한 아저씨가 등장하고, 할아버지와 나무(개의 이름을 나무라고 지었다.)는 아저씨에게 맞서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사랑이라는 것은 느낄 수 있고 알 수 있다. 그 힘으로 서로를 지켜줄 수 있다.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고단할 수 있는 삶을 조금은 포근하게 만들 수 있다. 그 포근함에 기운을 얻어 또 한발 내디딜 수 있게 되는 것이고.

더불어 사는 인생의 따뜻함이 묻어나는 책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저런 힘이 되고, 나도 누군가에게 힘을 얻으며 오늘도 이 책처럼 따뜻하게 살아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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