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참는 아이 장애공감 어린이
뱅상 자뷔스 지음, 이폴리트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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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아이, 루이. 1, 2, 3, 톡톡톡. 코를 세 번 두드린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하얀색 선은 밟지 않는다. 검은 자동차가 나타나면 나무 뒤로 숨는다. 자신이 정한 여러 규칙에 맞춰 행동하고 그렇게 했을 때는 높은 점수, 그렇지 못했을 때는 낮은 점수를 주며 하루마다 점수를 준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 자신의 방에 갇혀 여러 주제의 카드 만들기를 좋아하고, 머릿속에 사는 장난감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조상이 나타나 무서운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둥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루이.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엄마와 언제나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는 루이의 아빠. 이런 상황 속에서 루이는 살아있는 엄마 대신 죽어있는 엄마가 낫다며 엄마의 유골함을 들고 다니고 아빠에겐 큰 기대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발표에 나간 루이는 뜻밖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되고, 그를 바탕으로 지역 발표 대회에 나가게 된다. 새로운 주제가 필요했던 루이는 국왕을 만나러 갈 계획을 세우게 되고, 국왕을 만나러 가는 과정 중에 깨달음을 얻게 된다. 바로 바나나 껍질 깨달음. (내 마음대로 붙인 이름이다.) 자신의 길을 방해하고 안 좋은 결과를 안겨주기만 했던 바나나 껍질을 밟았지만 이번에는 넘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길을 오게 된다. 그렇게 잼 바른 빵을 떨어트렸을 때 잼 바른 쪽이 위를 향하는 행운을 맞이하게 된 루이는 국왕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주제를 발견하고, 지역대회에 나가 발표를 하게 된다. 물론 원하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이런 움직임 자체가 결국 루이를 변화시키는 발판이 된다.

어린아이에게 부모의 존재와 역할은 우주와 같을 것이다. 정신 병원에 있는 엄마와 엄마처럼 될까 봐 스스로를 다그치고 틀에 몰아넣는 강박적인 루이의 옆에 아빠는 없다. 누구의 보살핌도 받을 수 없는 아이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본인만의 세계에 갇힐 수밖에 없다. 이 세계를 나오는 것은 루이의 몫일 것이다. 하지만 루이 혼자 힘으로는 너무 버거운 일이겠지. 자신을 괴롭히는 여러 상상의 목소리를 걷어내고, 안 좋은 징후들을 걷어차고, 강박에서 벗어나 엄마에게로 향하는 루이의 발걸음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지. 그렇기에 더 대견하고 멋졌다.

책 소개의 내용처럼 우울증, 강박, 아동 방치 등 조금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그래픽 노블 형식을 통해 조금은 가볍게 담아낸 책이다. 누군가의 강박을 단순히 이해 못 해, 수준에서 조금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책. 루이의 용기가, 실패를 감수하고 넘어서는 발전이 나에게도 따뜻함을 전해 주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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