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생 김마리 넝쿨동화 18
송방순 지음, 모예진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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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와 전학은 비슷한 상황이면서 완전히 다른 상황 같다.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 새로운 반이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새 학년 새 학기보다 전학이 왠지 더 어렵고 힘들게 느껴진다. 아마 이미 이루어진 공동체나 집합체에 전학 온 '나'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모두가 새로운 것과 나만 새로운 것은 엄연히 큰 차이가 난다. 모두가 긴장하고 위축되는 것과 나 혼자 긴장되고 위축되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니까.

아빠의 사업 실패로 어쩔 수 없이 엄마의 고향으로 전학을 가게 된 소녀가 있다. 이름도 특이한 김마리. (나도 보자마자 김말이 떠올렸다. 조금 미안하네?) 서울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싫고, 학교 이름도 촌스럽고, 한 학년에 자기 포함 4명뿐이고, 사투리 쓰는 아이도 있고. 모든 게 낯설고 이상하고 싫은 아이는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그럼에도 마리는 학교 과수원에 자신만의 블루베리 나무도 심고, 자기소개도 당당히 하고, 독서 캠프도 하고, 담력 훈련도 하면서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추억을 쌓는다. 가까워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나와 너무 다른 아이들과 의리를 바탕으로 한 우정을 쌓아가고, 다시 또 새롭게 전학 온 친구도 챙기게 된다. 까칠한 친구의 속 사정을 알고 서로 비슷한 점, 오해했던 점을 나누며 감정을 풀어가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을 채워가던 중 재기에 성공한(?) 아빠가 돌아와 다시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된다.

책을 읽으며, 어쩌면 인생이란 게 이렇게 크고 작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과정 속에서는 상처를 받기도 하고, 긴장을 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기도 하는 것. 그게 인생이고 인연이고 살아나가는 과정 아닐까 싶었다. 우리 모두 낯선 환경, 처음 보는 사람들, 원치 않는 상황에 놓이면 불편하고 까칠해지기 마련일 테다. 그럼에도 주변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추억을 함께 만들어 나가다 보면 김마리의 표현대로 매콤하지만 달콤한 떡볶이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될 거다. 그러므로 김마리도, 나도, 나의 아이도, 모두를 응원한다! (특히 전학을 했거나 하게 될 친구들, 더욱 힘차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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