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본인의 생각을 당당하고 명쾌하게 표현하는 사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고,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이런 모습과 거리가 멀다. 많은 자리에서 상대방의 입장이 곤란하지 않을까 염려하느라 정작 내 입장이 어떠한지 잊기 일쑤고, 당당히 주장해야 할 것도 나만 참고 넘어가면 모두 편하겠지란 어림짐작으로 입을 다물고 만다. 나의 이런 성향이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쳐서인지 아이 또한 쑥스러움이 많고 본인보다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이나 목소리가 큰 사람이 있으면 자신의 목소리를 감추듯 하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 또한 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주한 책이다.

주인공 민아는 여러 상황에서 본인의 생각이나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곤욕을 치른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내용이고 말인데, 입에서 쉬이 나오지 않는다. 친구는 그럴 때 10부터 1까지 숫자를 거꾸로 세어 보라고 알려주고, 자기만의 비법을 찾아가며 점점 할 말은 하는 아이로 변해간다.
읽으면서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왜 저런 말도 못 해서 혼자 끙끙 앓지 싶겠지만, 입 밖으로 한 마디 내뱉는 게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뱉어내고 보면 별거 아닌데. 별거 아니라는 경험이 누적되면 조금 더 수월해진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그 경험이 직접 쌓이는 동안 옆에서 지켜보며 응원할 수도 있지만, 책을 통해 간접경험하며 한걸음 나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자기의 의사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게 큰일이 아니고, 하다 보면 수월해지는 일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느꼈을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고민하고 있을 부분을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을 통해 풀어낸 책이다.
책 중간중간 있는 참여 페이지도 유용했다. 생각만 하고 끝나는 것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므로. 엄마인 내 눈에는 이런 실용적인 페이지가 눈에 들어오는데, 정작 아이는 '도깨비 빤스' 노래 부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자기도 말이 안 나올 땐 그 노래를 속으로 불러봐야겠다며. 여러모로 유익한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