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지르지 않는 엄마의 우아한 육아 - 엄마와 아이의 자존감을 살리는 육아 코칭
린다 실라바.다니엘라 가이그 지음, 김현희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아이를 낳고 키우며 지내는 하루하루가 일과는 비슷해 보여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 변화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오르내린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자괴감이 드는 순간은 아이에게 큰 소리로 소리 지르는 경우. 그러면 안 된다는 걸 그 순간 바로 인지하지만 멈추지 못하고, 결국 뒤돌아서 후회하고 아이에게 사과하고. 반복이다. 일종의 악순환. 심한 날은 아이가 날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예쁘다고 사랑한다고 친절하게 웃고 상냥하다가 별것 아닌 일에 갑자기 큰 소리로 꾸짖는, 왔다 갔다 하는 엄마라니.

 

   

 

 

돌아보면 아이가 서너 살 무렵에 유난히 욱했던 것 같다. 더 어렸을 땐 말이 통하지 않고, 아이의 활동성도 큰 편이 아니라 어느 정도 내 선에서 조절이 가능하지만(아이와 관련된 일을 내가, 나만이, 내 기준으로 조절하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안다.) 조금 더 큰 서너 살 무렵에는 말이 통하는 듯 보이지만 통하지 않고, 활동성을 커지고, 몇 년에 걸친 육아로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여유가 없으니 말이다. 내 경우엔 아이가 5살 정도 되니 어느 정도 대화도 가능해지고 본인이 해도 되는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을 분간하기 시작하면서 욱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짧지만 개인 시간도 생기고 말이다. 그래서 내 경우에 빗대어 보면 이 책을 5살 미만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이가 하루라도 더 크기 전에 읽는다면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모든 엄마들이 꿈꾸고 바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큰 소리 내지 않고, 평화롭고 상냥하게 아이를 키우는 것을.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반기지 않을 엄마가 어디 있을까. 소리 지르지 않을 수 있다니. 이 책의 결론을 요약하자면, 결국 엄마가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상황을 유난히 견디지 못하는지를 나의 어린 시절 즉 내 부모의 육아를 통해 들여다보고, 내면아이를 통해 들여다보고, 구체적으로 적어도 보고 그렇게 나에 대해 내가 잘 파악해야 욱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아이는 아이 그 자체로 존엄성을 가진 존재라는 부분을 명심하고, 아이를 대할 때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억압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하다 보면 저절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것.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점에 크게 공감했다.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휴식을 취해야 편안해지는지, 어떤 취미를 가져야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지 등등 내가 나에 대해 잘 알아야 그만큼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만큼 아이 또한 잘 들여다보고 알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엄마가 스스로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아이 또한 본인에 대해 잘 파악하고 알아가는 사람으로 만들 것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책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워크시트도 유용했다. 설명으로만 끝났다면 읽고 넘어갔을 부분인데 워크시트 부분이 있어 실제로 적어보다 보니 조금 더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린다와 다니엘라가 같은 주제를 한 번씩 짚고 넘어가니 복습하게 되는 효과도 있었다. 한 번 더 읽다 보면 더 기억에 남는 게 사실이니까.

 

 

 

어떤 육아서를 읽어도 결국 실천은 내 몫이다. 이론만 가지고 아이를 키울 수는 없으니. 이 책을 읽고 난 내가 실수에 관대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정작 내 실수엔 스스로 관대하면서 꼬마인 아이가 하는 실수에는 왜 그렇게 빡빡하게 구는지. 앞으로 아이가 하는 실수를 조금은 더 수용하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 내 아이가 하는 커다란 실수가 아니라 누구나 하는 작은 일상 중에 하나로 생각하고, 욱하는 대신 내가 치우거나 도와주기로 다시 한번 마음먹었다. 아이에게 욱하지 않는 엄마가 어디 있으랴. 욱했다고 자책하고 자괴감에 빠지지 말고, 모든 엄마가 그러하다는 작은 위안과 함께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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