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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책 읽어드립니다
조지 오웰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최근 방송에 등장하며 또 한 번 주목받게 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 들어 본 적 있거나 나아가 어떤 내용인지도 대충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읽어보지 않았어도 내용은 어렴풋이 아는 그런 작품.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직접 읽지 않게 되는 걸 수도 있다. 내가 그랬다. 내용 대충 다 아는데, 굳이 읽어야 하나 싶었던. 하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이 책을 왜 이제야 읽었지?', '왜 아직 한 번 밖에 안 읽었지?'란 생각이 든다. 명작, 고전이라는 타이틀은 그냥 붙는 게 아니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이 이 책은 동물들이 그들만의 농장을 꾸리면서 이상적인 사회, 즉 모든 동물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려고 했지만 결국은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차별이 생기고 그에 따른 권력이 분배되고, 착취 당하고 결국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잘못되어 있는 사회가 되고 만다는 내용이다. 동물에 빗대어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디든 그룹이 생기면 그 안에 지휘하는 존재가 생기고 그 존재는 자의든 타이든 어느 정도의 결정권 즉 권력을 쥐게 된다. 권력이 손에 들어오면 권력이 있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사이에 간격이 생기고 그 간격만큼 차별(다른 대우)이 만들어진다. 권력을 가진 자는 본인의 권력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해 또 차별이 느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교묘하게 꾸미고 바꾸고 거짓으로 포장하고, 그로 인해 권력이 없는 자는 정신적으로 세뇌 당하고 육체적으로 제압 당하며 결국 이 모든 게 나를 위한 일이라는 자기 합리화에 빠져 차별을 굳히고 만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어, 닮은 게 아니라 똑같아 읽는 내내 끔찍했다. 소름 돋았고, 답답하고 분했다. 주 60시간 노동하지만 식량 배급은 줄고, 잠자리는 편하지 않다. 그저 자발적인 참여라는 위안만이 남았지만 결국 모든 게 돼지의 살을 불리는 계획임을 알게 되었을 때의 배신감.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도한 노동, 노동에 걸맞지 않은 임금, 그럼에도 사회를 조금이나마 바꿔보고자 선거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정치활동을 펼치지만, 끊임없이 가짜 뉴스는 공급되고 이상한 논리의 주장에 현혹된다. 최악과 차악, 어떤 것이 더 나쁜지 모르겠는 상태에서 잊히는 기억과 초심. 결국 이 모든 게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인가. 「동물농장」은 질문하는 듯하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의 아내 아일린 오쇼네시의 영향으로 조지 오웰 작품 중 유일하게 유머가 가득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 결과 드물게 대중친화적인 작품으로 탄생했다고. 하지만 나에겐 유머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작품이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별로 없는 듯하고, 앞으로도 어쩌면 인간의 본성이란 이름으로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읽는 내내 조금 슬프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