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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깨어나는 시간 ㅣ 블랙홀 청소년 문고 22
최영희.정명섭.전건우 지음 / 블랙홀 / 2022년 5월
평점 :
안녕하세요~
이번에 제가 읽은 책은 블랙홀 출판사의 <그들이 깨어나는 시간> 이예요~

책표지를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성냥팔이 소녀, 인어공주, 피노키오 이야기가 나와요. 하지만 우리가 어릴적부터 만났던 아름다운 명작 이야기가 아니예요. 각기 다른 색깔을 갖고 있는 세 명의 작가에 의해 오싹하게 각색된 괴상한 이야기로 변화되어 나와요.

저는 이 세가지 이야기 중에 피노키오 이야기인 <죽지않는 목각 인형의 밤>을 가장 인상깊게 읽었어요. 이 이야기 속에서 제페토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서커스 운영자 중 한 명이예요. 피노키오가 마음에 안드는 행동을 할 때면 따끔한 맛을 보여주는 무서운 제페토 할아버지예요. 하지만 사고가 나서 피노키오의 몸이 망가질 때면 오토바이 짐칸에 그 몸통과 머리를 쑤셔넣고 서커스 천막으로 돌아가 고쳐주곤 해요.

피노키오 친구인 주인공 미희는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소녀이예요. 빠르게 달려오는 트럭을 피하려다가 휠체어와 함께 넘어져 다쳤을 때 신체적 아픔보다 부끄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는 부분에서 가슴이 아려왔어요. 또 미희가 죽은 물고기처럼 벌렁 뒤집힌 지독하게 무거운 휠체어를 타인의 도움없이 일으켜 세웠다는 부분을 읽고 머릿속에 그려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넘쳐 흘렀어요.. 주변에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들을 나는 얼마큼 생각하고 그들을 헤아리며 배려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어요.
참말과 거짓말을 코길이의 변화로 알 수 있다는게 피노키오 당사자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안타까운 일이었음을 이 책을 읽고 깨달았어요. 타인은 피노키오의 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어 시원하고 좋았겠지만 말이예요.
"나는 아주 불행하고, 서커스단은 무시무시한 곳이야." 라는 말과 동시에 피노키오의 코가 거짓말처럼 짧아졌다는 부분에서 오싹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팠어요.

게다가 책 속의 피노키오는 목을 매달아도 죽지 않고 칼로 푹푹 찔러도 꿈쩍도 안하는 목각인형이라는 사실이 저를 더욱 더 슬프게 만들었어요. 끔찍한 환경에서 도망칠 수 없다면 죽음을 생각하게 마련인데 이야기 속의 피노키오는 그 고통을 안고 평생을 살아야하기 때문이예요.
정직이라는 단어로 바라볼 때와는 다르게 양파처럼 한겹 벗겨서 피노키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니 절대 들키지 않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지독하게 외롭고 고독하고 슬픈 일이었어요.
그동안 제가 알고있었던 피노키오에 대한 생각을 180도 바꿔 놓은 <죽지않는 목각 인형의 밤>이라는 이야기를 집필하신 전건우 작가님께 참 감사해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예요.
기존의 명작이야기와 다른 멋지고 괴상하고 오싹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다시 깨어난 <그들이 깨어나는 시간> 을 꼭 한번 읽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