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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 노인이 소년에게 남기고 싶은 것
고민곤 지음 / 좋은땅 / 2022년 7월
평점 :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책의 제목이다. 겉으로는 단순하게 한 소년과 알고지내던 힘없는 노인이 바다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양파껍질을 벗기면 수많은 알맹이들이 나오듯이 이야기 속 곳곳에 숨어있는 의미를 작가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서 무지한 나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생각없이 읽었던 노인의 말이나 행동도 작가의 부연 설명을 읽으니 또 다른 세계를 보는 듯한 색다른 경험이었다.
특히 책의 맨 앞에 나온 성경의 욥 이야기가 나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었다. 그래서일까? 본론인 노인과 바다를 읽기도 전에 무게감있게 느껴지는 이 책을 읽기가 어렵게 느껴지면서 부담스러워졌다. 욥 자신이 겪는 고통에 있어서 신의 의도와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그 이유는 알 수 없다는 말을 곱씹어보았다. 또 신이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고통을 준 것이라는 작가의 말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통과 고난을 겪은 인간이 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번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노인이 힘겨운 낚시질을 끝내고 해변에 도착한 부분이 크게 다가왔다. 모두가 잠이 들어 있는 시각, 노인을 도와줄 사람이 해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나에게는 쓸쓸하고 고독하게 느껴졌다. 바다에서의 힘겨운 싸움 끝에 반겨주는 사람없이 노인 혼자 배를 해변으로 끌어올리고 바위에 단단히 묶은 후 몇번의 넘어짐과 주저앉음 끝에 집에 돌아와 물을 마시고 잠이드는 과정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책 속의 노인처럼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다가 나의 진짜 집에서 편한 쉼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집에 돌아온 노인은 왜 신문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고 잤을까? 그 이유를 지금은 모르지만 시간이 좀 더 흘러 이 책을 다시 읽게 된다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원문과 한글 번역본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성경과 연결짓는 작가의 설명이 흥미로웠다. 낚시끈을 놓지 않으려는 노인에게서 삶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