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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검찰이 정의를 세운다는 것은 그저 책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일까그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아는 것일 뿐현실에서 정의로운 그들의 모습을 보기는 매우 드문 것 같다.

민주화 이전 경찰과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을 돕는 지팡이였고지켜주는 검 이었다민중에겐 날카로운 지팡이와 검의 끝이 향했을 뿐 그들로부터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했다도둑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민주화가 관습화 된 악행을 멈추게 했을까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이들이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알아보는 것이 이들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지 않을까.

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기자가 맡은 사건들은 하나같이 사람들의 눈에서 한참 벗어난 사건들이었다. “어의없다는 말조차 아까울 정도로 민주화 이전 경찰과 검찰이 조작했던 사건과 같은 냄새를 풍겼다과거엔 권력자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핑계라도 있었지박 변과 박 기자가 맡았던 사건들은 그들에 대한 핑계도 찾을 수 없는 분명히 조작된 사건들이었다민주화 이전부터 내려온 관행문화이것은 약자의 인생에 대한 강자의 학살이었고농락 이었다엄중한 조사를 통해 정의를 실현한다는 사람들의 모습은 책을 읽는 내내 찾아볼 수 없었다. ‘지연된 정의는 검찰과 경찰이 갖고 있는 최소한의 신뢰에 대한 경고음을 울리는 책이다. “최소한수사는 제대로 할 것이다”, “이 시대에 취조하면서 폭행과 감금이 있겠나?”, “증거 조작이나 회유를 할 리가 있나”, “자료와 증거에 대해 꼼꼼하게 안 따졌겠는가?” 검찰과 경찰에 대한 신뢰를 바닥에서부터 의심해야 할 판이다두 무모한 기자와 변호사가 맡은 재심 사건들은 경찰과 검찰 그리고 재판부가 얼마나 구멍이 많은 수사와 재판을 진행했는지국민의 방어권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졌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검찰과 경찰이 민주화 이후에도 계속해왔던 증거 조작졸속 수사가 결코 우리 눈앞에서 일어난 것이 전부가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들을 뒤로한 채 출세한 사람들이 곳곳에 있음을 잊어서도 안 된다. ‘지연된 정의는 재심 사건을 통해 단순히 정의가 지연되었을 뿐만 아니라정의를 실현한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오작동을 하고 있는지 알리고 있는 책이다.

 

Ps. 재심사건에서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들이 승소를 했는데도 누명을 씌운 사람들사건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는다왜일까마치 재판관이 내가 너를 이렇게 봐주었으니 너도 나에게 피해주는 일은 하지 마라?!”는 법조계의 공공연한 보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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