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iting the Rules of the American Economy: An Agenda for Growth and Shared Prosperity (Hardcover)
조지프 스티글리츠 / W W Norton & Co Inc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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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glitz는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 어떻게 글을 써야하는지를 보여준다그는 자신의 주장이 경제학 이론의 무엇에 근거하고 있으며 실증하는 관련 논문들이 어떤 것인지 명확히 밝힌다일반인의 주장을 경제학에 근거한 비판적 사고 없이 통계 숫자 몇개를 인용한 것으로 경제학 치장을 하는 우리의 잘난 경제학자들과는 차이가 크다우리 신문에 등장하는 목소리 높은 소위 경제학자들이 Stiglitz나 Krugman을 읽는지 의문이다.


책에서 Stiglitz는 미국 경제가 국민들의 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바꾸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경제는 사회구조의 다양한 부분이 상호 연관되어 있으며 역사를 통해 발전한 유기물과 같은 총체라는 점에서 제도 일부를 고치는 임시방편적 대응책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Stiglitz에게 미국 경제의 성장률 하락과 소득불균형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1980년대 이후 supply side 경제학과 경제금융화의 결과물이다. Wall Street와 Main Street의 구분은 시기심에서 출발한 populist의 불만이 아니라 현재의 경제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인식틀이다.


책은 경제학 비판에서 시작한다. 1970년대 stagflation을 배경으로 등장한 supply side 경제학은 trickle down이 핵심이다능력있는 부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경제가 성장하여 능력이 부족한 가난한 사람들도 모두 잘 살게 된다는 fairy tale이다. supply side 경제학의 처방에 따라 지난 30년간 미국을 중심으로 부자들의 세율을 낮추고 가난한 사람들의 복지를 축소하였다그러나 실험결과를 살펴보면 경제 성장률은 낮아지고 중간계층의 소득은 정체되고 빈부격차는 커졌다문제는 바로 supply side 경제학이 강조한 incentive 라고 Stiglitz는 지적한다. 세율을 낮추어 부자들에게 부를 축적하도록 한 인센티브는 투자와 혁신으로 파이를 키우기 보다는 파이에서 부자들의 몫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부자들은 자신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main street에서 땀을 흘리기 보다는 Wall street에서 약탈적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투기에 열심했다그리고 결과는 2008년 금융위기로 나타났고 장기 경기부진으로 지속되고 있다인센티브는 다양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supply side 경제학은 이데올로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Stiglitz는 liberal들은 대안이 없고 naïve하다는 세간의 인식이 얼마나 근거가 없는지를 보여준다그는 상위소득계층 위주의 잘못된 인센티브는 경쟁적이지 않은 금융시장지적재산권 등 제도에 있음을 지적하고 독점이윤을 제한하기 위해 경쟁시장을 확립해야 한다고 제시한다그리고 약탈적 배분구조의 인센티브를 낮추기 위해 조세와 분배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장기 시계의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금융시장 제도를 개선함을 지적한다중간계층의 소득이 높이기 위해서 통화정책이 고용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하며 여성과 흑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인적자본을 축적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제도와 환경이 다른 우리에게 상세한 정책대안 보다는 최근 경제학계의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그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다그 자신을 포함하여 Akerloff, Spence, Tirole, Kahneman, Williamson, North, Harsanyi, Nash, Selten, Ostrom, Shiller 등 현대 경제학을 이끈 연구는 바로 경쟁시장에서 벗어난 현실 시장의 모습에 대한 연구였다.

Researchers … have won Nobel prizes for work on information asymmetries and imperfections, bargaining theory and imperfections of competition, behavioral economics, and institutional analysis. These works provide a whole new perspective on the functioning of labor, product, and financial markets, and essentially show that institutions and rules are required to force markets to behave competitively, for the benefit of all. And even when markets are competitive, there can be “market failures,” important instances where government intervention is required to ensure efficient and socially desirable outcomes.

책은 Stiglitz가 Roosevelt Institute의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물이다서문에서 Franklin Roosevelt 대통령 손녀가 보이고 있는 용기와 열정을 언급하며 금융위기 이후 장기침체의 저조한 경제성과는 Rewriting the Rules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강조한다.


The arc from 1892 to 1938 shows that American politics can bring together outsider social movements and powerful political forces in the service of all citizens— to make profound structural change to the rules that govern our economy. Today, we have the opportunity to see this happen again, and the obligation to push for it. These rules were decades in the making, and will take a long-term effort to fully rewrite. Middle- and working-class Americans have lived in fear for too long, but as Franklin Roosevelt told us, the only thing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 Rewriting the Rules makes the case for pushing past that fear and taking control of our own economic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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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황의 시대, 한국경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
김동원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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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원재씨의 아버지의 나라, 아들의 나라를 읽고서 한국경제에 관해 좀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알라딘을 둘러보다 집어들었다. 김동원씨는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남의 주장을 대충 비슷하게 쓰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으로 글을 쓰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서는 많이 실망스럽다. 시간에 쫓겨서 쓴 기색이 역력하다. 전반부의 독서와 자료를 근거로 한 기술과 후반부의 알팍한 신문들에 기댄 거친 주장이 크게 대비된다.


대불황의 시대, 한국경제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책자 질문에 대한 김동원씨의 대답은 무엇일까? 그에게 대불황의 시기는 국제사회가 각자도생하는 시기인데 한국경제는 정신을 못차리고 기득권 세력에 포위되어 정체되어 있다. 한국경제는 구조개혁이 시급하며 노동개혁을 중심으로 4대개혁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개혁의 추진에는 국회에서의 타협은 불가능하므로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내세워 국민적 동의를 받아내고 이를 근거로 법안 통과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김동원씨의 주장은 결국 각자도생의 국제경쟁 시대에 비용을 아끼는 것이 필요하며 노동조합이 최대의 걸림돌이라는 주장이다. 70년대부터 꾸준히 듣던 노래고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다. 저자의 대불황의 시대에 대해 이해는 굳이 계보를 살피자면 공급측 경제학이라 할 수 있다. 고용을 늘리는 최선의 방안은 임금을 낮추는 것이며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이젠 더이상 경제학에서 지지받지 않고 있다. 오히려 new normal 또는 secular stagnation으로 언급되는 현시기는 Summers의 주장에서처럼 캐인지안과 닮아 있다. 이제 이런 철 지난 유행가는 그만 들어야 한다.


우리 경제는 혁신이 필요하다. 이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과거의 catch-up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scale-up하는 능력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젊은 청년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이다. 국민 모두 노후걱정에 불안해하며 공무원을 하겠다며 움츠러드는 분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자의 주장과는 반대로 각자도생이 아니라 사회적 연대 위에 함께 잘 살아가는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과제인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황당한 주장이 적지 않다. 김동원씨가 목에 힘을 주어 방어하는 재벌을 보자. 한국의 재벌이 2000년대 들어 혁신을 했다면 세습경영체제 유지 방법이다. 그들은 당연히 납부할 세금을 회피하는 신종방법에 창조적이었다. 전환사채 어쩌구 하며 또 회사돈을 도박에 날린 것도 모두 세습에 비롯된 것이었다. 그들을 존경하면 혁신하는 국가가 될까? 우리도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경영자가 나온다면 모두들 존경할 것이다. 게이츠나 잡스가 회사를 아들 딸들에게 상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독자를 바보로 생각하면 안된다.


책이 요즘 나오는 보수적인 신문들과 다른 점은 분량이 길다는 점과 선거를 통해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물론 여당과 신문들이 선거에 불리할 내용을 명시적으로 주장할리가 없다. 다만 새누리당이 이기면 암묵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지지한 셈이라고 소위 개혁을 추진할 법하기는 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좀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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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나라, 아들의 나라 - 오늘의 불안을 이기는 내일의 경제학
이원재 지음 / 어크로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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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에서 저자가 두명의 객원기자와 나눈 대담기사를 보았다. 기사는 책의 내용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이었으나 지극히 평범해서 책이 말하고자 하는 뚜렷한 메세지가 잡히지는 않았다. 평소 한겨레에 나오는 그의 칼럼에서도 튀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없었다는 생각에 오히려 그가 제대로된 이야기를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책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생각거리를 주었다. 특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꼰대의식에 상당히 빠져 있다는 사실을 돌이켜 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었다.


저자는 우리사회가 2000년대 이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진단한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점은 흔히 말하는 우리 경제의 달라진 발전단계가 아니다. 대신에 그는 경제를 구성하는 사람이 달라졌다는 것을 주목한다과거 산업화 단계에서는 촌놈들이 주요 구성원이었는데 반해 2000년대 이후에는 도시아이들이 핵심 구성원이 되었다그리고 우리 한국의 문제는 사회 경제시스템이 새로운 구성원의 욕구를 해결하지 못하는 불능에 빠져있다는 점이다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시스템은 세대간의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양적 성장에 감지덕지하던 촌놈들의 눈에는 도시아이들은 그저 게으르고 패기없는 놈들일 뿐이다그리고 도시아이들의 눈에는 무능한 노인들이 자리를 꿰차고서 꼰대노릇만 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저자는 우선 우리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성장 패러다임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완전히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 시스템은 청년이게는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노인을 빈곤에서 구하지 못하며 성큼 다가온 기술혁명에 적응하지도 못하고 있다. 실패를 인식하지조차 못하는 노인들 주도의 정치권만이 과거의 패러다임에 안주하여 철지난 유행가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개혁을 위해서는 현재의 시스템이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저자는 세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세가지 방안의 대상은 청년, 노인, 그리고 불평등이다. 청년들에게는 망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두려움 없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뭔가를 줘야 한다. 미국과 같이 엔젤투자에게 맡기기에는 우리 시장이나 자본축적이 미미하므로 공공부분부터 시작해야 한다. 박원순씨의 청년 보장 플랜은 결점이 없는 제도이기 때문이 아니라 용기있는 시도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서 효과가 있는 것을 스케일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역할을 독점하겠다는 발상은 정치적으로 졸열하고 정서적으로 스럽다. 노인에게는 복지를 확충하여 제공해야 한다. 노인복지는 자체가 인도주의적인 일일 뿐만 아니라 사회가 보다 모험적이고 동태적이고 유연해질 수 있는 바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노인복지가 없는 곳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죽으라는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다양한 차원에서의 분배를 개선하고 재교육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


정책을 위한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수 있는가이에 대해 저자는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말한다상위 1%뿐만 아니라 99% 사람들이 세금을 더 내어야 한다자신의 것은 움켜지고 남에게 손가락질 하는 것은 실질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다사회가 변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민의식을 갖춘 개개인의 태도와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왜 실현되지 못할까? 아직 고통이 크지 않아서일까? 청년들에게 왜 혁명에 나서지 않는지 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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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rete Economics: The Hamilton Approach to Economic Growth and Policy (Hardcover)
Cohen, Stephen S. /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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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keley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들은 현재 미국 경제는 길을 잃었다고 판단한다. 생산성 향상이 낮고 주변 산업에 spillover를 산출하지 않는 금융 중심의 서비스업에 몰두한 결과 경제성장은 지체되고 소득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미국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에 빠진 것은 금융산업에 의존한 필연적인 종착지였다는 것이다. 한때 최고의 제조업 국가였던 미국 경제는 왜 금융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되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두명의 교수는 Hamilton 이래 미국 경제사를 살펴본다.


저자들은 최고 대학의 저명 교수답지 않게 경제를 보는 관점이 정통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온하기까지 하다. 그들은 경제학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Karl Marx를 언급하고 심지어 Leon Trotsky까지 인용한다. 그들에게 경제는 비교우위에 따라 생산하고 교환하는 자유로운 경제주체의 활동이 아니다. 대신 경제는 정치를 통한 정부 정책에 의해 기업과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하여 이윤을 추구하는 틀을 정해지며 이에 따라 형성된 경제적 지위는 정치를 강화하는 다이나믹한 과정이다. 그리고 기존의 틀이 더 이상 생산성 발전을 이끌지 못하면 새로운 정치가 나타나서 새로운 틀을 제시함으로써 경제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 Marx의 뒤집힌 상부구조와 하부구조의 역할이기는 하지만 양자의 변증법적 발전이 경제발전의 핵심이다.


어쨌든 저자들에게 미국경제는 독립직후 Hamilton부터 시작해서 정부정책과 기업이 상호 작용하며 시대적 도전을 훌륭히 극복해 왔다. Hamilton은 영국의 산업지배로부터 infant산업을 보호하여 세계 제일의 제조업을 성장시켰다. Roosevelt는 경제공황에 대처하여 새로운 liberal 제도를 창출함으로써 극복했다. 그리고 Eisenhower는 국가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서 나중에 미국이 ICT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초석을 놓았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정책과 기업의 다이나믹한 발전은 1980년에 Reagan  취임으로 종료한다. 1980년대부터를 지배하기 시작한 자유주의는 종전과 달랐다. 무엇보다도 과거의 pragmatism을 버리고 ideology에 포위되어 경제정책이 concrete하지 않고 abstract한 점이 특징이다. 그 결과 경제정책은 과도한 자유방임을 채택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FIRE 산업 즉 finance, insurance, and real-estate 산업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보다는 rent 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간재를 생산한다고 간주할 수 있는 금융시장은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함으로써 실물 부문의 성장을 돕는 것이 본연의 업무이다. 그러나 금융은 1980년 이후 부동산과 같은 spillover가 없는 부문에 자원을 배분하고 재능있는 인적자원을 흡수함으로써 경제발전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두 저자는 최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에서 나타나고 있는 극단적 현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 상황도 최근 대북문제를 보면 공화당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 듯하다. 이데올로기적으로 과격해지는 것은 쉽다. 이슬람에서 보듯이 그리고 우리가 경험했고 또 경험하고 있듯이 누구나 쉽게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 정책에서 이데올로기 대신에 실용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 Roosevelt가 지적했듯이 대공황과 같이 큰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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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Robots, Ourselves: Robotics and the Myths of Autonomy (Hardcover)
Mindell, David A. / Viking Books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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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자동차 업계의 올해 전망을 듣기 위해 초청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자동차업계를 분석하는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고 들려주었다현재 자동차 업계는 향후 1-2년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전망이 문제가 아니라 곧 다가올 무인자동차 기술혁명에 대응하여 살아남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이러한 무인화와 자동화는 올해 다보스 포럼의 주제이기도 했다.


책은 2009 6 1일 대서양에 추락하여 20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의 목숨을 앗아간 Air France flight 447 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2013년 San Francisco 공항에 착륙하다 사고를 내었던 아시아나 Boeing 777 사례는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아시아나 사고는 책임 공방이 이어지다가 미국항공 당국으로부터 엄청남 벌금을 부과받았는데 문제의 핵심은 파일럿이 자동항법장치에 모든 것을 맡겨두었다는 데 있었다. 최첨단의 장비를 갖추고 파일럿 없이도 운행이 가능하다고 자부하는 비행기들은 왜 끊임없이 사고를 초래하는가? 


우리는 비행기 사고를 접할 때마다 자동항법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이유인지 파이럿의 실수 때문인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그런데 저자는 자신의 오랜 경험과 인터뷰를 통해서 최근 automation 즉 자동화 관련 논의가 잘못된 패러다임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해양지질학 연구에 투입된 심해탐사 로봇의 개발자로 참여한 하였고 최근에는 헬기의 자동항법장치 개발에도 참여한 자동화 관련 전문가이기에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자격을 가졌다. 그는 sea, air, war, space를 각각 하나의 chapter로 삼아 로봇 즉 automation 발전과 관련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논거를 하나하나 쌓아간다. 


우리는 정해진 작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기계의 몫과 인간의 몫을 나누고 자동화란 기계가 더 많은 부분을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비행기에 자동항법장치가 도입되면 비행사는 낮잠이나 자겠군 하고 생각하거나 머지 않아 줄어들 비행사들의 일자리를 걱정한다. 하지만 저자는 최근까지의 첨단 부문 자동화를 살펴보며 이러한 인간과 기계의 대체관계 보다는 새로운 관계가 창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의 경우 첨단설비가 비행사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시도되기도 했으나 대규모 사고에서 보이듯이 이는 잘못된 방향으로 판명되었다. 이제는 자동화 장치는 비행사가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전투비행기 파일럿을 대체하고 있는 drone 조종사의 경우에도 안전한 곳에서 닌텐도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쟁수행이라는 큰 맥락을 이해하는 가운데 지상군 등 관계자와 협업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며 그리고 합당한 존중도 받아야 한다. 심해나 우주탐사에서 보이듯이 로봇은 인간의 현존과 감각을 확장하며 과거에 접근할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를 가능케 함으로써 더 많은 인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저자는 구글 무인자동차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이다. 무인화를 위한 프로그램은 비록 최신의 머신러닝을 도입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사람이 설계하는 것이며 이는 설계자가 가지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인식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즉 완전한 자동화를 위해서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대응 방안을 프로그램해야 할 뿐 아니라 생각할 수 없는 모든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쥬라기 공원의 안전에 대한 설계자의 노력에 대해 초대받은 수학자는 불가능 일을 하고 있며 곧 다가올 비극을 단언한다. 실제로 우리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어떠한지를 목격했다. 물론 인간이 기계보다 완전하지는 않다. 인간의 실수로 수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구글이 주장하듯 인간을 조정석에서 제거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인간은 더 나은 기계를 이용한다. 저자가 상상하는 세상는 Star Wars의 Luke Skywalker 처럼 인간이 중심인 세상이다.


A more immediate goal is for ALIAS to serve as a “pilot’s assistant,” helping with routine tasks during high-workload periods (much as the small robot R2-D2 assisted Luke Skywalker in Star W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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