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마, 소슬지
원도 지음 / 한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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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내 원룸에 물귀신이 찾아왔다! ✨️

📖

"어른의 삶이란 참 우습다. 돈을 모아서 할 수 있는 게 맘 놓고 울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떠나는 일이라니."

◾️

이 책의 작가는 '아무튼 언니'를 쓴 원도 작가. 아무튼 언니를 읽지 못했지만 한 가지의 주제에 대해 깊이 몰입하여 전문가 수준의 견해와 내용을 가진 아무튼 시리즈는 말 그대로 덕후의 이야기다. 그래서 아무튼 언니를 썼다는 것 자체로 이미 책이 재밌을 것을 기대하며 읽었다.

* 소슬지 / 나이 29세 / 직업 귀신

경찰 하주는 젊은 여자가 죽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욕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했던 여자 소슬지를 변사자 처리했다. 그런데 죽었던 그녀가 경찰 하주의 집에 나타났다. 귀신 소슬지의 말,
저.. 기억 안 나세요? 😵‍💫

이들의 대화가 예사롭지 않다.
형사와 귀신의 대화 ;

''과학수사대의 K-CSI라고 합니다''
"거기도 케이가 붙어요? 케이팝이나 케이 푸드처럼?"
''온 세상이 뭐만 하면 케이잖아요."
"오오.. 그럼 저도 케이 귀신인가요?"

둘의 첫 만남(?)도 재밌다. 평소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급똥을 참지 못하는 경찰관 하주는 직업 때문에도 적절한 시간에 화장실을 갈 수 없을 때가 많다. 소슬지 변사자를 보러 간 그날도 역시.. 그래서 빌라에 들어가자마자 욕조에 시신이 있는 줄도 모르고 화장실의 변기를 찾았고 급똥을 누다가 샤워 커틴 뒤 욕조의 시신과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 그런데 그렇게 죽은 소슬지가 왜 나의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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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만난 귀신과 경찰의 대화가 코믹했지만 뒤로 갈수록 소슬지의 삶은 아프고 슬프다. 엄마와 아빠는 아이를 버렸고 혼자가 된 소슬지는 열다섯 살에 집을 나간 엄마를, 열여섯 살에 사라진 아빠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자 계속해서 기다리는 삶을 살았다.

부모가 귀찮다고 버린 아이 슬지는 성인이 되어서도 늘 존재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기대 없는 삶을 살면서 빨리 사라지고 싶었다. 그럴때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생기면 조금씩 연장하는 삶을 산다. 친구 희영이, 달디 단 복숭아, 냉이, 미나리.. 그렇게 삶을 버티다 만난 다연이까지. 살아지는, 사랑하는, 것을.

경찰 하주가 죽은 슬지의 고향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애써 한 이유는 하주도 가족에게 상처를 받은 아픔이 있어 그녀를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슬지의 과거를 알아갈수록 허무하게 죽은 그녀의 삶이 자신의 삶처럼 아팠다.

사람이 죽었는데 죽은 사람의 휴대폰이나 챙기는 슬지의 집 주인 미자, 아이를 두고 집을 나가 버린 엄마 아빠, 일하다 쓰러졌는데 작업장에서 죽을까봐 슬지를 해고하는 직장, 그 모든 게 슬지가 생을 믿지 않는 이유가 되었다. 그 와중에 살게 만들었던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자 삶을 붙들 이유가 없어진 것.

죽어서나마 그녀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하주가 귀신이 된 슬지와 함께하며 꺼낸 시간들이 그녀의 삶에 대해 조금은 위로받고 행복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경찰에 대한 이전 작품들과 이 책에서도 경찰의 생활에 대해 디테일하게 알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전직 경찰이었던 작가님이라니.

✔️ <아무튼 언니>, <경찰관 속으로>의 작가 원도. 따뜻한 연대의 힘을 슬프고 따뜻한 이야기로 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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