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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아이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김희진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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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줄곧 내 실패를 일깨우고... 그게 너무 끔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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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오디션 당시, 최종 후보에 오른 두 소년, 대니얼 래드클리프와 마틴 힐. 두 소년 중 '조금 더 특별한 무엇' 때문에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해리 포터 역에 선택되었다. 해리 포터가 될뻔했던 아이, 선택받지 못한 아이 마틴 힐은 그 일 이후에 세상으로부터 숨는다.
해리 포터는 우리가 잘 알다시피 세계적으로 흥행했으며 많은 사람들은 해리 포터 이야기에 열광했다. 그럼으로써 마틴은 잊혀질 수가 없었다. 계속되는 시리즈의 인기로 시간이 지날수록 언제 어디서건 해리 포터의 역습이 있었고 해리에게서 벗어날수가 없었다. 그것은 늘 자신이 패배자임을 상기시켰으며 마틴은 스스로 외톨이가 되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죽음, 이혼했던 어머니와 다시 만났지만 새아빠의 괴롭힘, 정신병원에 입원, 사랑의 실패 등 어쩌면 나쁜 일은 마틴에게만 일어나는건지 모를 정도로 수많은 힘든 일이 마틴을 괴롭혔다.
" 가끔 제 인생을 도둑맞은 것 같아요."
마틴이 인생을 도둑맞은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해리 포터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그 일을 자신의 패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장하면서까지 그 일이 지나치지 않고 계속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비슷한 경험은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 마틴이 해리 포터를 연기한 래드클리프를 만나 그도 인생 전체가 즐겁지만은 않았다는 말을 듣는다. 자유가 없는 삶의 고통을 이야기하면서 해리 포터가 아니었다면 어땠을지를 상상하는 이야기에 마틴은 내가 선택받지 못한 일, 실패를 경험한 일이 래드 클리프가 선택 당하고 성공했다고 생각한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다. 어떤 면에서 그들은 각기 다른 쪽의 인생을 꿈꾸었다는 걸.
이 이야기는 허구다. 그러니까 해리 포터에 선택받지 못한 아이가 겪었을 감정을 생각하며 상상으로 쓴 소설이다. 이야기는 실패를 겪은 사람들에게, 타인의 성공을 바라보며 주눅들었거나 부러워만하는 사람들에게, 사람이 상처에 얼마나 매몰되는지를 보여준다. 성공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도 시련은 있다는 것도. 그러니까 삶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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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우연을 경이로운 순간으로 밀어주는 긍정적인 힘과 연결짓는다. 놀랍게도 우연이 부정적으로 적용한 사례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우연 덕분에 일이 잘 풀렸어' 라고 말하는데, 마찬가지로 우연 때문에 일을 망쳤다는 대답은 잘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