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죽은 여자다 - 여자의 죽음으로 사랑을 다시 읽는다 허사이트 시선 총서 3
윤단우 지음 / 허사이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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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의 주체성은 죽음에의 의지에서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지도 질문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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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문학이나 그림 등 예술 작품에서 남성은 지적이고, 강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존재로 표현되는데 반해 여성은 거의 아름다움의 가치로만 다루어지고 있다. 아름다움이란 겉으로 보이는 시각적 요소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는 행동이나 마음가짐이 인내와 양보, 희생, 등을 요구한다.

고전 작품에서 여성은 거의 '죽음'을 강요 당한다. 여성의 죽음이 과연 무얼 말해주는 걸까. 여성은 자신의 주장을 왜 죽음으로만 알릴 수 있는 것인가. 왜 많은 작가들은 여성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인가.

이 책은 그런 이유과 과정에 대한 답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열다섯 편을 소개하면서 '여성' '죽음' '사랑'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분류하여 고전 속 죽음들이 영화, 연극, 오페라, 발레 등의 현대극까지 재현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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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도 나와있는 그림 <오필리어>.
굉장히 강렬한 이 그림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처연한 죽음이 느껴진다. 오필리어는 햄릿의 여주인공으로써 자신이 사랑한 햄릿이 아버지를 살해하자 물속으로 몸을 던져 죽음을 선택한다. 햄릿의 복수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숙부에게 향하지 않고 오히려 오필리어의 정절을 의심하며 그녀에게 증오를 보냈다. 많은 작가들이 그림을 그렸지만 '존 에버렛 밀레'의 오필리아가 그 고통스럽고 비극적인 오필리아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초점을 잃은 두 눈과 물속에 반 쯤 가라앉은 그녀의 모습.

우리가 잘아는 열정과 질투의 이야기 <카르멘>도 마찬가지다. 카르멘은 남자를 파멸시키는 팜므파탈로 그려지고 살인자인 남자는 순진한 청년으로 표현된다.
<마농 레스코> <춘희> <라 트라비아타> 등의 작품의 여주인공도 모두 사랑을 위해 죽거나 죽임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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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소개하는 고전 문학속 여성의 고착된 캐릭터를 읽으며 현대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이라는 가치가 어떻게 표현되고 이어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여성의 죽음을 미화하고 극적인 효과를 위한 표현으로 이용되었다면 이젠 부디 작품 속 그녀들이 힘껏 일어나 자신 앞에 놓인 삶도 사랑도 스스로 헤져나가는 이야기로 만날수 있기를 바란다.

책에서 소개되는 고전 작품들은 읽었던 이야기의 재해석도 좋았고 문학이 그림이나 시, 오페라, 발레 등 다른 예술로 이어진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이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책의 이야기는 고전문학을 더 궁금하게 만든다. 책장에 있는 안나 카레니나, 보바리 부인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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