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일상적인 장면들을 그리는 작가, 에드워드 호퍼를 좋아한다. 일상적인 장면을 담은 그림에서 품어내는 슬픔과 외로움이 오히려 사람들의 삶과 비슷해 그림에서 위안을 얻는 것일지도 모른다.곽아람 작가는 예전에 <매순간 흔들려도 매우 우아하게>라는 책으로 이미 만난적이 있었고, 그녀의 에세이에서 담은 문학과 미술을 통해 몇 권의 책이 또 쌓이기도 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기대를 하고 읽었다.작가 자신이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한 '괴테처럼 살겠다고 결심하고 뉴욕으로 떠나 호퍼처럼 산 이야기'라는 말, 그것은 괴테가 37세에 이탈리아를 여행한 후 여행을 떠나는 목적은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깨닫기 위해서라고 했던 말과 연결된다.▫️이 책은 에세이이면서도 미술에 관한 책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호퍼에 대한 사랑이 담겼다. 작가는 1년간의 뉴욕 생활에서 스스로 찾아다니며 많은 문화적 경험을 하는데 종종 뉴욕의 삶에서 호퍼를 떠올릴만한 장면을 마주하게 되고 그럴때마다 호퍼의 작품을 저절로 떠오르게 했다.도시인의 고독을 주로 그렸던 호퍼의 스튜디오, 미술관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그의 작품 'nighthawks'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직접 보게 된다. 호퍼 자신은 색체보다는 빛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사람들의 무표정, 몸짓 그리고 무채색의 색감에서 고독감이 물씬 풍긴다. 예전에 읽었던 호퍼에 대한 책의 제목도 그래서 '빛 혹은 그림자'였구나 싶고.작가가 살았던 뉴욕에서의 삶은 미술과 음악의 문화로 충만했고 미술 작품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대신 그녀의 뉴욕에서의 경험과 감상이 함께하는 미술이라 더욱 흥미로움😍호퍼 이외에도 'LOVE'조각으로 유명한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 알브레히트 뒤러의 자화상, 샬롯 브론테의 전시,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다양한 미술가와 작품에 대해서 그녀만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