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
"민족과 국적이 서로 다른 개념임을 알고, '한국인'의 의미를 민족 개념이 아니라 국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해요. 또 한국에서는 오직 한국인만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야 하고요.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보편적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점을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 어울려 평등한 사회 구조를 만들고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큰 과제를 안고 있어요."

.
이주민에게 '한국말 잘하시네요'라는 말이 비하표현이 될 수 있다는 책의 말에 조금 심기가 불편해졌다. 진심으로 한 칭찬이라도 의도와 다르게 상대방이 비하로 받아들일 수 있다니... 의도를 가지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온전치 못한 거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나고 자란 2세, 3세의 사람들은 겉으로 나타난 모습 때문에 그런 소리를 듣는다면 그 표현이 '한국인다운 모습'을 요구하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곧 깨우쳤다. 모습과 피부색이 달라도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에겐 그럴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이주민이라는 단어에 나는 그저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건너와 사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다양한 이주민에 대해 알게 되었다.

.
책에는 '이주'라는 공통된 배경을 가진 스물네 명의 화자가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한다.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이주민 자녀, 노년의 이주민, 미등록 이주민, 귀화인, 난민, 이주민 자영업자, 이주민 운동가, 귀환 이주자 등 서로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에는 자신의 나라와 부모님의 걱정을 안고 한국 사회에서 우리와 함께 잠시, 또는 영원히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
우리 사회의 노동력 부재를 해결하고자 '외국인 산업기술 연수생' 그리고 '고용허가제'를 시행하면서 이주노동자의 수가 많아졌다. 그러나 이 두 제도는 그들을 일터에서 붙박이로 움직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노동 착취나 차별문제, 임금 체불 같은 문제점을 야기했고 이주민 노동자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금지했다. 이제는 이주민의 형태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들도 우리 사회에 정착한 사회인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기록적인 출산률의 저하로 지역의 소멸을 걱정하는 이 시대에 이주민에 대해 노동력을 주는 수단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주민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에 대해 점검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정책과 커뮤니티가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