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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사람
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조은영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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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공원을 걷는다. 혼자서는 무얼 잘 안하는 내가 걸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어느 순간 찐 살들과 무엇보다 아픈 허리 때문이었다. 운동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걷는 산책 수준이지만 걷는 동안 보이는 숲속의 모습에 매번 감동한다. 걷다가 한 곳에 앉아 멍하니 보내는 한가로운 시간도 좋고 나무, 호수, 바람, 햇빛, 구름, 숲속의 작은 동물(자주 보이는 오리 다람쥐 새들) 등 대단하지는 않아도 자주 마주치는 이런 것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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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트 하인리히는 '우리 시대의 소로'라고 불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자 뛰어난 마라토너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가 되었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고향 메인주에 통나무집을 지어 자연으로 돌아갔다. <뛰는 사람>은 그가 러너로서 오랜 세월 기록한 달리기의 세계를 담은 책으로,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생물학자인 그의 80년 런닝일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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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베른트 하인리히를 검색하다가 그가 남긴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ㅡ 80년 내내 왜 달리셨나요?
"그건 제가 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생체시계, 나침판이 이끄는 대로 살았어요. 숲에 살았고 늘 달렸고, 자연스레 달리는 생물학자가 되어 있었어요. 달리게 되면 인생의 우연과 정직성을 믿게 돼요. 저는 달리기의 단순명료함을 좋아합니다. 계획하지 않고 달릴 수 있으니 달렸고, 어릴때나 늙을때나 좋을때나 나쁠때나 여전히 지금 재미있는 걸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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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자연의 동물이나 곤충에 비유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설명하는 이야기가 재밌었는데, 예를 들어 벌은 적은 양의 꿀을 제공하는 꽃을 찾아다닐 동안에는 근육의 온도가 크게 낮아지는데, 그로인해 먹이를 찾는 속도가 제한되는 대신 시간은 늘어난다고 한다. 작가 자신이 사슴을 뒤쫓느라 몇 시간 동안 숲속을 뛰어다니는 일을 겪은 후 벌처럼 그도 달리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조절했고 에너지를 분배하면서 사슴을 뒤쫓았다는 것. 어린시절부터 비축량이 적었기 때문에 열량을 보존하도록 훈련된 상태라는 것이었다. 생물학자로서 숲속의 동물, 식물에 관한 이야기와 마라토너로서의 이야기가 함께 쓰여 있는 이 책은 그러니까 우리 모두 달리자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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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길고 추운 겨울의 하루 일상을 마치고 난 뒤 난롯가에 다가가는 즐거움과 비슷하다. 뇌에서 더 많은 뉴런을 생산하고, 근육이 강화되고, 잠재적으로 수명이 더 길어지는 것을 포함해 건강한 몸으로 가는 동등한 발판위에 서서 시작하는 운동이다."
달리면 건강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