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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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질문한다.

''내 몸을 사랑한다는 게 뭘까?
언제 사랑받는다고 느낄까?....
뒤틀리고 괴상하고 약한 내가
그대로 받아들여졌다고 느꼈을 때다.
평가없이."

나이가 들어보니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사람이 무엇 때문에 아름다운지.
언제 아름잡게 빛나는지.
타인에게서 반짝 빛나는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 사람의 내면의 깊이를 보고 알았던 그 순간이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이 그렇게 사랑스럽다♡

책은 관리당하는 몸, 추방당하는 몸, 돌보는 몸,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인기척의 4부로 나누어져 나의 '몸'이자 타인이 보는 '몸'에 대해 이야기 한다. 쉽게만 읽을 수는 없었다. 오래전부터 박제되다시피 한 여성에 대해 언급된 글들은 뿌리박혀있는 차별의 문화에 대해 기자였던 작가가 직접 겪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2017년 다큐 땐뽀걸즈(댄스동아리)에 나왔었던, 졸업한 아이들을 인터뷰하던 글이 있는데 그 중 한 아이를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멋진 언니'라고 소개했다는 문장에서 뜬금없이 나는 눈물이 고였다. 그것은 이 책이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그 관계는 보이지 않아도 따뜻한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것을 느낄때 우리는, 자기자신을 사랑할 수 있으며 살아나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내가 그 순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사람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속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걸 인식하고 안도하면서 살아간다. 내 눈앞에 있는 나의 삶이 가장 소중했기에 우리가 사는 세상의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내 얘기가 아니라고,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내 주위를 돌아보는 일,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는 일, 그것이 관계속에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이다.

"내가 나라고 믿었던 나와 실제 나 사이의 괴리가 점점 벌어진다. 내가 그리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받아들여야 어른이 된다. 아프고 죽을, 필연적으로 의존하는 어쩌면 약한 나를 껴안아야만 세상과 연결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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