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조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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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면 반년 또는 3개월의 시한부 삶을 통보받게 된 마흔 여섯살의 레즈비언 성희.(레즈비언의 설정은 책의 내용과 관계가 없어서 굳이 그렇게 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독립적이며 남녀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사이의 삶을 살아온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여서일까 라고 생각해 본다.) 그녀는 친조카는 아니지만 살아가며 만났던 연인이나 친구의 아이들이었던 7명의 조카에게 늘 보내던 미션을 담은 편지를 마지막으로 보낸다.

7명의 아이들은 미션을 이행하면 이모의 유산을 받는다는 마지막 편지를 받게된다. 이미 어린시절부터 그녀에게 받은 미션을 수행하면서 한 단계씩 성장하고 마음속에 따뜻함을 간직했던 아이들은 편지를 받고 이모와의 다정했던 시절들을 추억한다. 그리고 미션을 이행하며 지금의 어려운 상황과 마음에서 또 한번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을 읽는 재미는 바로 그녀들이 미션을 찾고 이행하며 성장하는걸 지켜보는 것이다. 거기에 어떤 뭉클함까지 같이 더해져서♡

"정해진 거리를 여러사람이 나눠 달리는 것. 자신의 몫을 다 달리면 배턴을 다음사람에게 넘겨주고 그 사람이 또 다음사람에게 달려가고. 그렇게 결승선까지 가는 것."

그건 이어달리기를 하는 방법이다. 이어달리기는 길고 긴 달리기를 혼자서 뛰는 종목이 아니다. 그중 내 몫의 달리기에 집중하여 달려나가면 된다. 내게 주어진 달리기에서는 이미 우리편이 지고 있을 수도, 이기고 있을 수도, 아니면 서로 경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몫의 거리만큼만 최선을 다해 달리는 것, 딱 거기까지이다. 그리고 내가 가진 배턴을 다음사람에게 잘 전달하는것! 내게 주어진 달리기를 다 했다면 지고 있어도 이기고 있어도 배턴을 넘겨줘야 한다. 더이상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남은 거리만큼 또 이어달려야 하니까.

"네가 너무 많은 배턴을 받지않길 바란다. 기억하지? 너무 무거우면 달리기 힘들어. 넘어질 수도 있어."

책이 너무 예쁘다. 푸릇푸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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