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동심이 당신을 구원할지도
임정희 지음 / 남해의봄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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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형태든 간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성장 하는 걸 지켜보는 일은 나무 한 그루가, 꽃나무가 자라고 꽃을 피우는 걸 함께 하는 것과 같다.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거기에 어른의 경험과 뻔한 잣대를 들이댄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어른이 물러서면 아이들은 고유의 성정으로 잘 자란다. 아이의 우주가 되려는 불가한 집착은 삼가야겠다.''

작가는 20년간 200여권의 수첩에 아이들과 함께 한 일상을 기록했다고 했다. 그 어마어마한 기록의 결과물이 따뜻함을 지닌 채로 글을 통해 충분히 나에게 전해진다.

나의 아이들이 아주 어린 시절에 나는, ''애들이 크는게 너무 아까워'' 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물론 처음이었던 육아가 어렵고, 울고 싶기도, 우울하기도 했던 날들이 계속 이어지기도 했었지만 하루가 지나며 예쁜 말들과 표정에 행복해 지기도 했었던 날들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그런 아까운 시절을 기록하지 못한 채로 내 기억속에만 단편으로 머물러 있다는 것이 아쉬웠다. 글 속에는 아이들과의 추억도, 그때의 감정도, 그때의 모습도 쓰고 읽으면서 눈앞에 그린듯이 선명하게 떠오르니까 말이다.

읽는 동안 눈물로 흐려지기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들임에도 그랬던 이유는 아이의 순수한 감정이 느껴지기 때문이었고 나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상 모든 엄마들은 다 그랬겠지. 그래서 책속의 그녀는 나 자신이고 모든 엄마이다. 우리는 삶을 살아오면서 이런 보석같은 이야기들을 지나쳤고 잊고 지내온 건 아닐까.

''그래, 우리 모두 성장했다.''

아이를 키우며, 자라며, 시간이 지나는 동안 아이만 성장한 게 아니었고 우리 모두의 삶과 생각과 행동이 성장했고 또 앞으로도 분명 그러할 것이다!
책속의 말처럼 우리 모두도 아이였고 누구나 아이였으니.

그렇다면 이제라도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기록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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