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틀로 몸을 기울였다가 일으킨 그 짧은 사이에 그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하나를 잃었다. 이슬이 미처 마르기도 전에 아침이 망가졌다. 그리고 앞으로 맞이할 모든 아침도 망가졌다고 그는 쓸쓸하게 되뇌었다. 그의 삶에서 꽃처럼 피어 있던 존경심과 충성심이 끝장난 날이었다. 다시는 되찾을 수 없었다. 아침에만 느낄 수 있는 꽃의 신성함마저 영영 사라졌다.이 문장을 읽으며 제목의 의미를 떠올려 보았다.'로스트 레이디' 잃어버린, 놓쳐버린..열정적이고 생기발랄하며 우아함과 연약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그러나 그녀라는 사람자체를 사랑했는데 이제 다시는 그럴수 없음에 대해서 말이다.part1에서 포레스터 대령과 그의 부인이 살고 있는, 자연이 살아 숨쉬고 생명력 넘치는 그곳에서 그녀가 얼마나 매혹적이며 사랑스러운 여자인지를 마치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유려한 문장의 연속이다.part2에서는 그녀의 방황과 몰락을 지켜 볼 수 밖에 없다. 그 시대에 홀로 남은 그녀에게 삶은 가혹했을 것이고 그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누군가가 그녀곁에 존재했을까 싶을 정도로 외로워 보였다. 닐 조차도.마지막 순간 자신의 행복을 잠시나마 찾았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랄까.''둥글게 이슬이 맺힌 설악초가 차가운 은빛이불처럼 습지를 덮었고 산딸기색 꽃이 납작하게 무리지어 흩어졌다. 신선한 아침 공기와 보드라운 하늘과 이른 새벽의 이슬에 젖어 은은하게 빛나는 풀과 꽃에서 거의 종교적인 순수함이 느껴졌다.''이토록 자연에 대한 화려한 묘사라니!!그나저나 마지막 페이지에 그 문단은 <위대한 개츠비>와 비교해봐도 비슷한거 같진 않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