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와 동갑인 사람이 1999년에 살아 있다면?''어쩌면 단어들은 실과 같아서 잡아 당기다 보면 기억속에 감추어진 모든 것이 딸려 나올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한 남자가 기억을 잃었다.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는 상당히 오랫동안 의식을 잃었고 그동안 세상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소설에서 이야기는 요일별로 기록되어 있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그것은 그의 기억의 기록이었다. 그리고 나는 100여 페이지에 못미쳤을 때 알아냈다. 설마..냉동되었다가 깨어났단 말인가?그랬다.냉동되었다가 해동이 된 그가 기억하는 것들은 러시아의 혁명적 역사와 함께 했던 시대이다. 강제수용소에서의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고 잔인한 기억이고 또는 일상적 하루하루가 행복하기도 했던 개인의 역사를 포함한다. 그렇게 소설은 개인의 역사를 일기처럼 기록한 묘사가 모든 걸 압도한다. 사물에 대한 묘사, 사람에 대한 묘사, 자연에 대한 묘사 그리고 위대하지 않아도 실제로 내가 겪고 있는 사소한 모든 것에 대한 묘사다.모두가 겪고 있지만 서로에게 의미는 다를 수 있는 다채롭고 신비한 개인의 역사에 대해서 말이다.''역사적 관점은 모두를 역사적으로 위대한 사건들의 인질로 삼는다. 나는 사실상 정반대로 생각한다. 위대한 사건들은 개개인에게서 발생한다.''과거의 그가 현재의 그로 태어나 아직도 남아있는 자신의 현재속의 과거를 마주한다. 이러한 개인의 역사는 위대한 사건들로 구성된 역사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었다.이 소설은 냉동되었다가 수십년이 지난 후 깨어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sf적이거나 드라마틱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마치 실제로 벌어질 듯 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와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개인과 나라의 역사를 함께 말하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빠져 들었다.나는 이 책을 며칠에 걸쳐서 읽었는데 다음날 다음 페이지를 읽을 때면 그 전날 읽었던 내용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올랐다.매혹적이고 독특하며 전혀 다른 새로운 느낌이 가득한 소설이다. ''각자 자신이 속한 세계 즉, 이 세계의 일부를 적으면 됩니다. 하긴, 꼭 그 세계의 일부가 작다고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요.''''바람에 몸을 맡기면 바람이 그의 상처를 치유하며 그가 가야 할 방향으로 그를 데려갈 것이다. 그렇게 그는 비행을 하게 된다.''570페이지의 책을 읽는 동안 나에게도 4박5일간의 신비롭던 비행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나만이 알고 있는, 나만의 역사를 만들고 이야기할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