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아로 태어나 뒷골목에서 어린 시절 고생하다가 역병으로 후계자가 끊긴 후작가의 영애가 된 여주는 외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곪게 만드는지 잘 알지만, 오래된 짝사랑을 마음 깊이 품은 채로 한 순간의 일탈을 감행합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엮이게 된 남주와의 로맨스로 주저하면서도 순간순간 당돌하며 순진한 여주와 능글맞은 오만한 남주의 매력이 있는 서양풍 로맨스물로 가독성 좋게 잘 읽히는 편입니다.
문스톤 작가님 작품은 종종 읽었던 터라 이번 작품도 보통의 기대만큼은 했습니다. 진행 흐름이 나쁘지 않으나 클리셰적인 설정이 다소 지루했습니다. 좋지 않은 가족사를 가지고 있는 여주는 능력도 뛰어난데, 가족이라는 말에 얽매여 이도저도 확실히 못하는 점이 이해가 되면서도 답답합니다. 로맨스물 대부분이 그러하듯 남주의 강력한 밀어붙이기로 진행되는데 초반 남주의 하는 짓을 보면 여주 의붓아버지와 다를 바가 없지만, 남주의 그런 면이 없으면 진행이 안 될 테니 그러려니 합니다. 전반적으로 클리셰적인 현대 로맨스물이고, 약간의 답답함이 있었지만 무난했습니다.
피오렌티 작가님 작품은 전에도 몇 번 접해본 적이 있었기에 작가님에 대한 고민은 크게 없었습니다. 다만, 분량적인 부담이 있어서 1권부터 시작했는데 인물들이 흥미롭습니다. 긴 분량 중 1권은 대략 인물 소개와 진행 윤곽이 약간 드러나는 정도라서 나머지는 2권 이후를 기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