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허구는 사람들을 거의 출생 직후부터 길들여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특정한 기준에 맞게 처신하며, 특정한 것을 원하고, 특정한 규칙을 준수하도록 만들었다. 그럼으로써 수백만 명이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적 본능을 창조했다. 이런인공적 본능의 네트워크가 바로 ‘문화‘다. - P246

최초로 등장한 보편적 질서는 경제적인 것, 즉 화폐 질서였다. 두 번째 보편적 질서는 정치적인 것, 즉 제국의 질서였다. 세 번째 보편적 질서는 종교적인 것, 즉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같은 보편적 종교의 질서였다. - P258

우리는 약자가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역사에 정의란 없다. 과거에 존재했던 문화 대부분은 늦든 이르든 어떤 무자비한 제국의 군대에희생되었고, 제국은 이들 문화를 망각 속에 밀어 넣었다. 제국도 마침내 무너지지만, 대체로 풍성하고 지속적인 유산을 남긴다. 21세기를 사는 거의 모든 사람은 어디가 되었든 제국의 후예이다. - P284

오늘날 종교는 흔히 차별과 의견충돌과 분열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상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시키는 매개체다. 모든 사회 질서와 위계는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모두 취약하게 마련이다. 사회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종교가 역사에서 맡은 핵심적 역할은 늘 이처럼 취약한 구조에 초월적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 종교는 우리의 법은 인간의 변덕결과가 아니라 절대적인 최고 권위자가 정해놓은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러면 최소한 몇몇 근본적인 법만큼은 도전받지 않을 수 있었으므로, 사회의 안정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따라서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규범과 가치체제‘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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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종이 성공적으로 진화했느냐의 여부는 굶주림이나 고통의정도가 아니라 DNA 이중나선 복사본의 개수로 결정된다. 한 회사의 경제적 성공은 직원들의 행복이 아니라 오직 은행잔고의 액수로만 측정된다. 마찬가지로 한 종의 진화적 성공은 그 DNA의 복사본개수로 측정된다. 만일 더 이상의 DNA 복사본이 남아 있지 않다면그 좋은 멸종한 것이다. 돈이 없는 회사가 파산한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한 종이 많은 DNA 복사본을 뽐낸다면 그것은 성공이며 그 종은 번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1천벌의 복사본은언제나 1백 벌보다 좋다.
농업혁명의 핵심이 이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더욱 열악한환경에서 살아 있게 만드는 능력. 하지만 이런 진화적 계산법에 왜개인이 신경을 써야 하는가?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호모 사피엔스DNA 복사본의 개수를 늘리기 위해 삶의 질을 포기할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 거래에 동의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농업혁명은 덫이었다. - P141

이렇게 빼앗은 잉여식량은 정치, 전쟁, 예술, 철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들은 왕궁과 성채, 기념물과 사원을 지었다. 근대 후기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90퍼센트는 아침마다 일어나 구슬같은 땀을 흘리며 땅을 가는 농부였다. 그들의 잉여 생산이 소수의 엘리트를 먹여 살렸다. 왕, 정부 관료, 병사, 사제, 예술가, 사색가…………… 역사책에기록된 것은 이들 엘리트의 이야기다.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 P165

상상의 질서를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우리가 감옥 벽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달려간다 해도, 실상은 더 큰 감옥의 더 넓은 운동장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 뿐이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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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를 통해 가상의 실재를 창조하는 능력은 서로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그 이상의 일도 했다. 인간의 대규모 협력은 신화에 기반을두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로 신화를 바꾸면 인간의 협력방식도 바뀔 수 있다. 상황이 맞아떨어지면 신화는 급속하게 바뀐다.  - P72

사피엔스가 발명한 가상의 실재의 엄청난 다양성 그리고 그것이 유발하는 행동 패턴의 다양성은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것의 주된 요소가 되었다. 일단 등장한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
발전했으며, 그 멈출 수 없는 변화를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인지혁명이란 역사가 생물학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점이었다. - P78

‘가능성의 지평‘이란 특정 사회에게 열려 있는 신념과 관행, 경험의 스펙트럼 전체를말한다. 이는 나름의 생태적, 기술적, 문화적 한계를 전제로 한다. 하나의 사회나 개인이 각자의 가능성의 지평 안에서 실제로 탐색하는 범위는 매우 좁게 마련이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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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인류의 도구로 계속 남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그들의 도구가 될 것인가? - P12

인지혁명이란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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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냐, 의학은 언제나 확률 싸움이야. 100% 죽으리라는 법은 없어." - P189

"좀 더 집중해. 방금 너무 매듭에 붙여서 잘랐어."
"죄송합니다."
"나한테 죄송할 일은 아니지."
강혁은 그리 말하면서 봉합 기구 끝으로 이혜영 환자를 가리켰다. 네가 미안해해야 할 대상은 바로 환자라는 뜻이었다. 재원과 같은 보조의에게는 차라리 화를 내는 게 낫다고 느껴질 정도로 부담되는 말이었다. - P238

‘외상외과 하려면 잘 수 있을 때 자고, 먹을 수 있을 때 먹는 게습관이 되어야 한다고 했지.‘ - P248

교수들만 해도 수백 명에 달하는 걸 보면 ‘의료계의 매머드‘라는 별명이 과언은 아니었다.
‘이만한 병원에서 중증외상 환자 보는 수준은 아직도 삼류라니……………‘
다른 분야에서도 삼류라면 차라리 이해가 되었겠지만 한국대학교병원은 여러 방면에서 세계 최고 순위를 다투는 병원이었다. 의료 불균형이 심해도 너무 심했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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