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진실?"
"그렇다면 좀 물어보겠는데, 진실이란 게 뭐지? 그걸 누가 판정하는 건데? 결국은 기록된 것만이 진실이야. 기록되어서사람들이 인식해주었을 때, 그게 바로 진실이야. 이 폐허를 봐. 이 건물에는 어떤 진실이 있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건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져버린 것은 진실이라고 할 수 없어. 그런 의미에서 대다수의 범용한 인간들은 아무런 진실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버리는거야. 인터넷을 봐. 타인의 험담과 하소연만 가득하지? 공격의 창끝을겨눌 곳을 찾아내면 앞다투어 비난을 퍼붓고 있어. 스스로는 아무것도창조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그러면서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마냥 불평만 늘어놓는 인간들이 어떤 진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진실이라는 단어로는 알아듣기 힘들다면 역사라고 말을 바꿔도 좋아. 그런 인간들은 태어나든 태어나지 않았든 이 세상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해 너희도 마찬가지였어. 이 세상에 없어도 무방한 인간들이었단 말이야. 그러니 행복한 줄 알아. 내영화에 등장인물이라는 형태로 영원히 남겨지게 됐잖아. 게다가 훌륭한 인간으로." - P489
"당신은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중 가장 큰 잘못이 무엇인지알려줄게. 대다수의 범용한 인간들은 아무런 진실도 남기지 못한 채사라져버리고, 그런 인간들은 태어나든 태어나지 않았든 이 세상에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아까 당신이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아니야. 이 세상은 몇몇 천재들이나 당신 같은 미친 인간들로만 움직여지는 게 아니야. 얼핏 보기에 아무 재능도 없고 가치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야말로 중요한 구성 요소야. 인간은 원자야. 하나하나는범용하고 무자각적으로 살아갈 뿐이라 해도 그것이 집합체가 되었을 때, 극적인 물리법칙을 실현해내는 거라고. 이 세상에 존재 의의가 없는 개체 따위는 없어, 단 한 개도." - P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