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님도 몬 이기는 왜놈을 우찌 이긴단 말입니꺼. 애들 아부지 그레 죽고, 내 아들마저 죽인 놈들이지만도 내는 왜놈들 미워도, 원망도 안 할 깁니더. 남은 아들한테 원수 갚으라고도 안 할 기라예." - P37

"여러분처럼 사진결혼하는 여자들을 사진 신부라고 하잖아요.
영어로는 픽처 브라이드라고 해요." - P63

남자가 첩을 두는 건 흉이 아니지만 과부의 재가는 흉이 되는 곳이 조선이었다.  - P83

"젠장, 조선이 우리한테 해 준 게 뭐 있다고. 나라도 나 있고 가족 있은 다음이야. 박용만이고 이승만이고 지도자라는 사람들이동포 앞에서 좋은 본은 고사하고 헐뜯고 싸워 대는 꼬락서니하고는 그 종자가 그 종자지. 나는 둘 다 싫고 열심히 돈 벌어서 내자식들 공부시키고 출세시킬 거다." - P154

"내사마 조선에 돌아갈 맘 없다. 여서 내 딸들 맘껏 핵교 보내고자유껏 살기다. 조선한테 쥐뿔 받은 기 없지만서도 내가 와 발 벗고 나서는가 하면 고향 떠난 우리한테는 조선이 친정인 기라. 친정이 든든해야 남이 깔보지 못한다 아이가 일본인 노동자들이 툭하면 파업하는 기 우째서 힘센 즈그 나라가 뒤에 떡 버티고 있어가 노동자들이 하올레하고 맞짱 뜰 수 있는 기다."

떠나왔다고 해서,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친정을 잊을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조국도마찬가지였다. - P199

"저 아들이 꼭 우리 같다. 우리 인생도 파도타기 아이가."
아이들과 송화를 좇고 있던 버들은 홍주가 하는 말을 단박에 이해했다. 홍주 말대로 자신의 인생에도 파도 같은 삶의 고비가 수없이 밀어닥쳤다. 아버지와 오빠의 죽음, 그 뒤의 삶, 사진 신부로 온하와이의 생활..... 어느 한 가지도 쉬운 게 없었다. 홍주와 송화가 넘긴 파도 또한 마찬가지였다.
젊은이들 뒤로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파도를 즐길 준비가 돼 있었다. 바다가 있는 한 없어지지 않을 파도처럼, 살아 있는 한 인생의 파도 역시 끊임없이 밀어닥칠 것이다.
버들은 홍주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저쪽에서 아이들을따라다니는 송화를 바라보았다. 함께 조선을 떠나온 자신들은 아프게, 기쁘게, 뜨겁게 파도를 넘어서며 살아갈 것이다.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라마다 무지개가 섰다. - P326

"Jesus Christ! 남편 떠난 여자, 남편 죽은 여자, 남편한테 버림받은 여자 셋이 모여서 뭐가 좋았다는 거야?"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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