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할머니는 평생 일만 하다가 죽기 전 3년간 정신이 멀쩡한 채로 치매 환자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 사이에서 보내야 했다.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더 잘해드릴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피아는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 자주 찾아가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다 낡은 목욕 가운을 입고 공허한 눈빛으로 힘없이 앉아 있는 노인들을볼 때마다 너무 우울해져서 자주 찾아갈 수 없었다. 거기다 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식사, 개성의 소멸, 불충분한 보호, 과로에지쳐 말 한마디 건넬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는 불친절한 간병인들. 사람의 삶이 그렇게 끝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아마 타우누스블릭에 사는 사람들은 평생 호강하며 살았을 것이다. 불공평은끝이 없다. - P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