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한계가있기 마련이다. 너무 엉뚱하거나 불가능할 게 뻔한 일이아니라면 하고 싶은 일은 언젠가 다 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일찌감치 써놓고도 여전히 실행에 옮기지못한 일이 있었다. •미나미 쓰바사에게 내 마음을 전한다. - P18
또다시 아침이 오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학교에 갔다. 어제부터 막연하게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난치병을앓기 전에는 죽음이 시간의 끝에 존재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조차 우리는 죽음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다. 병을 앓고 있어도 그렇지 않아도마찬가지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 P45
"넌 언제 감미로운 번개에 맞은 거야?" "감미로운 번개?" "응, 감미로운 번개." "사랑을 하지 않으면 인생에 의미가 없다. 상대를 그리워하고, 죽을 정도로 애절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서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 사랑을 하지 못하는 건 노력하지 않아서다.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을 열고 살아가라. 그러면 언젠가 감미로운 번개에 맞을것이다." - P48
"네 모습이 부자연스럽다는건 잘 알아." "어디가, 뭐가 부자연스럽다는 거야?" "너는 정말로 죽는다고. 앞으로 반년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냐고! 인생을 포기한 척하는 거야?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하고 싶어지고. 평범한 사람이 미워지고. 그래서 자신도 싫어지고…………. 하지만 그래도……………." "더 살고 싶다고 발버둥 쳐야 하는 거라고!" - P86
"응...... 그러게. 절대로 멋있는 척하는 건 아닌데, 사귀고 싶다고도 사귈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어." "하지만 괜찮아. 그때가 오면 미나미와 헤어질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아, 그렇다고 지금 미나미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사귀고 있는 건 아냐. 나는 나대로 그 애를 소중히 대하고 싶어서, 그래서......." - P158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는 인생이 길지만 하루하루는 아무일 없이 무심히 지나간다……………. 이대로 정해진 길을 따라 흘러가다가 결국은 똑같은 결과물로 완성된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타고 있는 것같았다. - P194
미안, 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건 부모님을 슬프게 하는 말이었다. 나는 두 사람을 줄곧 슬프게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슬프게 하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웃고 싶다, 나는 많은 사람과 함께. 그러니까………. - P271
많이, 살아줘, 많이, 사랑하길. 이그런 걸 기원했다. 내가 떠맡은 약간의 불행만큼, 네게는 부디 행복이 쏟아져 내리기를 너의 인생에 수많은 기쁨과 웃음이 넘쳐흐르기를. - P297
"이렇게 해야 미나미가 상처받지 않고 지낼 수 있어. 내죽음에 미나미를 끌어들여서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러지 마……………. 마치 너, 쓰바사를 사랑하고 있는 거 같잖아." "그런 거창한 게 아니라 그저 미나미가 소중할 뿐이야." 죽음과 마찬가지로, 내 의식과 감각에서 멀리 떨어져있었던 것을 생각한다. 해가 지자 여느 때처럼 빛나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과거에서 온 빛이, 밤하늘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 P303
"아빠한테는 뭔가 타이밍이 좋았던 일이 있었어?" "네 엄마라는, 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너라는 가장사랑하는 아들을 만난 거지. 전부 최고의 타이밍이야." - P308
"거짓말. 마코토는 전혀 그런 내색 안 했어." "그렇게 보이고 싶어 했으니까. 사람은 자신이 느끼는게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잖아. 네가 알아채지 못한다면너의 세계에서는 쓰키시마의 병이 존재하지 않아." - P325
아무 말 없이 연인의 손에서 전해져 오는 온기를 느끼며, 나는 죽음을 생각했다.로죽는다는 건 어떤 걸까.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건 어떤것일까. 그건 지금의 내게는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과 손을 잡을 수 없게 되는 일이었다. 손을 잡아도 마주 꼭 잡아줄 수없게 되는 일. 두 번 다시 눈을 마주치지 못하게 되는 일. 서서히 사람들에게 잊히는 일. 과거가 되는 일.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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