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유리는 자기애의 연장이나 결과도 아냐. 같은나무에서 피었다고 해도 작년의 벚꽃과 올해의 벚꽃은 별개잖아. 넌 네 인생을 살면서 본인의 행복을 손에 넣어야만해."
뭐, 그렇겠지. 알고는 있다.
내 인생. 나의 행복. 손에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체적인 방법은 모른다. 그런 상태에서 시작돼버린 나의인생.
학교에도 가지 않는다. 친구도 없다. 미래의 계획은 전혀 없다. 우선 오늘 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아무런 계획도 없는 백지상태, 하얀 여백만이 펼쳐진내 인생. - P124

친구는 없다. 친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다.
나이만 같을 뿐 어떤 친밀함도 느낄 수 없는 타인. 그런 무수한 타인과 함께 한 상자 안에 담긴 채 같은 공기를 마신다.
그게 고통스러웠다. 토하고 싶어질 만큼. - P145

"지금 손님이 느끼고 있는 의문은 옳아요. 친구라는 건시간의 성과랍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때로는 친밀했다가 또 때로는 소원해지죠. 하지만 역시나 만나고 싶어지고만나면 즐겁죠. 그렇게 어중간한 상태로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소중한 관계로 여겨지는 거예요. 그런 상대가 진짜 친구겠죠. 적어도 전 그렇게 믿는답니다."
"하지만 말이죠. 그 한 시절을 함께 즐겁게 지내다가 화려하게 해산하는 관계도 그 나름대로 친구인 건 틀림없어요." - P148

"넌 네 인생을 살면서 본인의 행복을 손에 넣어야만 해."

내 인생, 앞날은 백지상태, 하얀 여백뿐이다.
내 인생.
나의 행복. 손에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체적인방법은 모른다. 그런 상태에서 시작돼버린 나의 인생.
그래, 시작되어버린 이상 어쩔 수 없다. 평범한 사람이될 수 없다면 그런대로 움직여보는 거다. 귀찮긴 하지만.
귀찮더라도 해볼까. - P176

"어쩌면 신비한 능력이라는 게 그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일 뿐 의외로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 P204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나한테 그런 존재는 바로 그녀겠지.
이름도 모르는, 도시락 가게의 그녀.
어느새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 P205

다음번에는 꼭 만회하고 싶다.
다음번에는 부디 그녀에게 뭔가 해주고 싶다.
그녀가 기뻐할 만한 무언가가.
그래.
그녀 마음의 무거운 짐을, 후회를 없애버릴 만한 무언그럴 수만 있다면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은데. - P212

"딸아이에게 전해 주시겠어요. 넌 잘못이 없다고. 조금도 잘못한 게 없다고요. 그러니 앞을 향해 살아가라고 말이에요."

"제가 그렇게 말하더라고 딸아이에게 전해 주세요." - P217

엄마에게 자주 이런 말을 들었다.
"이미 끝난 일이야. 단념하렴. 앞을 향해 살아가야지."
하지만 나는 뭐든 쉽게 단념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언제까지고 주춤주춤 꾸물대면서 뒤를 돌아보거나 바닥을바라보며 주눅이 든 채 움직이지 못했다.
까.
지금도 여전하다.
어쩌자고 그런 말을 해버렸을까.
어째서 어제까지의 나날이 내일도 계속될 거라 믿은 걸왜 좀 더 착하게 굴지 못한 거지?
주춤대고 우물우물한 채.
움츠러든다. - P240

다들 다르다.
다들, 각자 다른 걸 되돌리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 P259

"못 말리는 녀석이군. 아직도 영적 능력을 바라는 거아버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죽은 사람과... 만나고 싶은 거냐."
"만나고 싶어."
"이 아버지도 그렇다." - P271

아버지가 엄마에게 영향을 끼친 어떤 ‘능력‘
엄마에게 직접 묻진 못했지만, 이젠 그것 또한 알 것 같가타쿠리노하 씨에게서 이어받은 게 아닌,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누구나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어쩌면 엄마는 내게, 그게 무엇인지도 알려주기 위해와줬던 걸까.

"자신감을 가지렴. 그게 네 능력이란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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