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여자가 중얼거렸어요.
"네?"
"자동차는 요괴와 닮았어요. 눈을 번쩍이며 캄캄한 밤을 거칠게 달려와 인간을 죽이죠."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눈이 번쩍이는 건 여자도 마찬가지였지만요.
"인간뿐만이 아니에요. 고양이도 죽이죠. 참혹해요."
"종종 발견한답니다. 이 근처 도로에서 차에 치인 오리도본적 있어요."
"거만한 인간들이야말로 요괴예요."
여자 목소리에 분노가 서려 있었어요.
"난 옳아. 절대 틀리는 법이 없지. 실패는 다 네 탓이야.
난 아니라고. 네가 나빠. 난 옳으니까. 틀릴 리가 없어. 철부지 어린애처럼 우기는 꼴이라니. 이 바퀴벌레 같은 늙은이도 그런 인간 중 하나예요." - P39
"좋은 게 좋은 거라지만 부모로서는 걱정되지 않겠어요? 그래서 고민하고 있었더니 주변에 아이 가진 동료가이러니저러니 충고를 해준 거예요. 어릴 적 교육은 이렇게해야 한다는 식으로요. 친구들과 교제하는 법을 좀 더 잘가르쳐야 한다고 그랬대요. 부모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아이에게 악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고 하면서요. 하지만 어릴 적에 착실히 교육 시키고 친구와의 교제에도 마음을 쓰며 아무리 모범적인 모습을 부모가 보인다 해도,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는 있는 법이잖아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자기 아이가 등교거부아가 아니니까 자신의 방식이 옳았다고 믿어버리죠. 자기 아이는 이런데 저 집 아이는 다르니까 이상하다는 식으로 단정 짓는 사람도 많나 봐요. 상대편에 서서 생각해보면 좋을 텐데 말이죠. 저 집은 이런데 우리 집은 이래. 그러니까 절대적 해답은 없는 거라고말이에요."
"어쩌다 일이 잘 풀렸다고 해서 그걸 성공한 경험으로여기는 건 착각일 뿐이에요."
"경험이 중요하긴 하죠."
"착각이에요.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경험 때문에 오히려견문이 좁아져요."
ㅇ역을 지나치자 내리막길이 나왔어요. 이 길을 다 내려가면 S바시 다리 사거리예요. 슬슬 목적지를 자세하게물어봐야 하죠.
"일이 잘 풀리게 하는 방법론 같은 건 없잖아요. 예감이 좋아서 선택했다가 잘 안 풀릴 때도 있고, 위험천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참고 견뎌낸 끝에 좋은 결과를 얻을 때도있죠." - P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