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걱정해 주는 것보다 행운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사람이 더 진정한 친구라는 글을본 적이 있다. 무슨 소린가 싶던 그 말이 단번에 이해됐다. 친구에게 닥친 불행을 함께 슬퍼해 주는 건 행운을 내 일인양 기뻐해 주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 P8
"암튼 자기 인생인데 자기 맘대로 못 사는 게 바보지, 뭐." "맞아. 인간에게는 자기 인생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어. 그리고 주어진 삶을 살아 내야 하는 의무도 있고. 그런의미에서 자살한 닐이 그 권리와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게 안타까워." - P125
학교에도 한쪽 부모가 외국 사람인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이곳에서 태어나 줄곧 살았는데도 종종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선생님들도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특별히 배려해야할 대상인 것처럼 말하곤 했다. 바우에겐 그 또한 차별 같았다. - P131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꽃과 나무들 앞에서 바우는 그동안 애지중지하며 식물을 가꾸었던 일이 허탈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여기 있는 것들은 영원히 시들거나 죽지 않는, 이별도 소멸도 없는 존재들이었다. 매장 안의 조화와 식물들은 아무리 만져도 자신만의촉감이나 향기를 남기지 않았다. "꽃은 지니까 예쁜 것이고 벌 나비가 날아들어야 진짠거지, 천년만년 피어 있고 벌 나비도 못 받는 게 암만 예쁘면 뮌 소용이야." - P133
"뭘 먼저 할지는 내가 결정해요. 내 인생이니까. 인간은누구나 자기 인생을 선택할 권리와 의무가 있는 거라고요!"
아들 일인데도 남들과 똑같은 생각과 시선으로만보려는 아빠는 자식을 자살하게 만든 닐의 아빠와 다를 바없었다. 자기 뜻대로 결혼하지 않으면 자식을 사형시켜도된다는 허미아 아빠보다 나을 것도 없었다. 16세기에도 20세기에도 부모들은 사랑한다는 명분으로 자식들을 마음대로 하려 들었다. 그리고 21세기인 지금 아빠도 그랬다. 믿었던 만큼 배신감도 컸다. - P144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불행을 위로하며 자기 행복을 확인한다. 미르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위로하려면 먼저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야 함을 깨달았다. - P162
어쩔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면 그 일에 될 수 있는 대로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게 현명하다. - P190
어른들은 아이들을좀 더 존중하고 믿을 필요가 있다. 자기에게 닥친 일인데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결정이나 판단에서 소외되고 제외되는 것, 진짜 기분 나쁘다. - P195
소희는 나뭇가지 그림자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난 길을 연상하고 있었지만 미르에게는 자기 앞에 놓인 수많은 길로 보였다. 진짜길은 찾기 어렵게 숨겨 놓은....... 저 많은 길에서 어떻게 내 길을 찾지? 예고 입시에 떨어졌을 때 엄마가 말했다. "그 학교에 못 갔다고 해서 인생을 실패한 건 아니야. 그리고 실패나 실수가 나쁜 것만도 아니고, 앞으로도 네 길을찾아가는 과정에서 무수히 겪을 수 있는 일이야. 엄마는 앞으로도 네가 실패나 실수에서 배워 가면서 스스로 길을 찾길 바라." 그때는 실패와 실수라는 단어에 꽂혀 그게 악담이지, 위로냐며 엄마에게 화풀이를 했다. 미르는 꿈이 확고한 소희나 바우가 부러웠다. 재이의 꿈이 아직 확실치 않은 건 하고 싶은 게 많아서이지 자기처럼방황하거나 망설이기 때문이 아니다. 나만 왜 이럴까? 뭐가문제인 거지? 나무둥치를 떠나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길들이 대신 대답하는 것 같았다. 남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주저하며 머물러 있기만 해서는 어떤 길도 찾을 수 없다고. 인생이란 자기 앞에 펼쳐진 길들 중 자신의 길을 찾아 한 발 한 발나아가는 과정이라고. 그게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이라고………….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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