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위 사람과 거의대화를 하지 못합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어릿광대짓이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제 마지막 구애였습니다. 저는 인간을극도로 두려워했고, 그러면서도 인간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저는 이 한 가닥 어릿광대짓으로 겨우 인간과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지요. 겉으로는 끊임없이 웃음을 지으면서도 내심은 필사적인, 그야말로 천 번에 한 번 성공할까 말까 한 위기일발의 진땀 흐르는 서비스였습니다.
저는 늘 인간에 대한 공포에 떨었고 또한 인간으로서 자신의언동에 티끌만 한 자신감도 지니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혼자만의 번민을 가슴속의 작은 상자에 넣어놓고 우울과 초조감을 철저히 숨긴 채, 오직 천진난만하기만 한 낙천주의자로 가장하여저는 우스꽝스러운 괴짜로 점차 완성되어갔습니다.
거의 완전에 가깝게 사람을 속이고, 그러다가 어느 전지전능한 한 사람에게 간파당해 풍비박산이 나고 죽음보다 더한 창피를 당한다. 그것이 ‘존경받는다‘는 상태에 대해 제가 내린 정의였습니다. 인간을 속이고 존경받아도 누군가 한 사람은 알고 있다. 그리고 곧이어 다른 인간들도 그 한 사람에게 듣고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때 인간들의 분노와 복수는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상상만 해도 털이 곤두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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