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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의 밤
어떤 밤에는 요즘의 삶이
그럭저럭잘 풀리는 듯 느껴지지만
또 어떤 밤엔 삶이 이렇게까지
나에게 불친절할 일인가 생각될 때도 있다.
매일 밤 기분이 달라지듯
밤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는 것 같은 그런 시간.
하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말해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그처럼 다른 온도로 느껴지는 시간이
결국 인생을 구성하는 무엇이라는 사실이다.
그 일들이 없었다면, 지금만큼의 단단한 우리도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이다.
오늘이 만약 내리막 같은 날이었다면
그 힘듦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내 인생의 일부로 수용할 것
수용하는 만큼 나의 내면은 단단해지고
받아들이는 만큼 자신의 선택에 대해 명료해지기 때문이다.
그것이 다시 오지 않을 우리의 하루,
다시 오지 않을 이 밤을 지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