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로 왔으니 다시 방랑자로 떠나네

* 잘 자요

방랑자로 왔으니 다시 방랑자로 떠나네
그대는 오월의 예쁜 꽃들로 나를 맞았지.
그대는 사랑을 속삭였고 어머니는 축복했지.
하지만 이제 세상은 슬픔에 잠기고
내 발길 닿는 길은 눈으로 덮였네.

나는 몰랐네. 이별이 언제 다가올지를.
캄캄한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 떠나야 하네.
외로운 내 길동무는 차가운 달그림자뿐.
눈 덮인 하얀 들판 들짐승 발자국 따라 걷네.

하릴없이 머문다 해도 사람들은 등을 떠밀 뿐
길 잃은 개들이 그대의 집 앞에서 짖네. 
사랑은 다만 유랑하는 것,
그것이 신의 뜻이라면 다시 떠날 수밖에.
잘 자요 내 사랑!

그대의 꿈을 깨우지 않고, 그대의 단잠 깨우기 싫어
발걸음 죽이고 살며시, 살며시 문을 닫있네.
당신의 방문에 한마디 인사를 남기네, ‘잘 자요‘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을 그대는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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