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이 뒤집혀 있어도 세상은 돌아갈 테니까
쓰보우치 지음, 김윤수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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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이래도 되는 겁니까?
베이킹을 하겠답시고 호기롭게 구입한 오븐- 방치. 독립하면, 결혼하면, 더 큰 집으로 이사가면 온라인 집들이도 거뜬한 살림꾼이 되리라는 결심- 무산. 다 써가는 세제 리필, 저녁에 퇴근하면 해야지, 내일 해야지, 주말에 해야지-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거기에 가족 구성 - 부부와 외아들! 하다하다 이런 것까지 닮다니. 제목에서부터 심상찮은 기운을 느끼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닮을 수 있나 싶을 정도다.

그나저나 양말을 뒤집어 벗어내는 문제로 싸우는 집이 많던데, 우리는 그 문제는 가볍게해결했다. 벗어낸 그대로 빨아 널고, 그대로 남편의 양말통에 넣으면 신을 때 알아서 제대로 펴 신기로결정, 땅땅. 가끔 내 양말을 보며 내 것도 이렇게 정리해달라고 칭얼거릴 때가 있었지만, 놉! 그런 정리를 바란다면 제대로 벗어내면 됩니다. (찡긋)

예민한 분들은 이 책이 약간 스트레스가 될 지도 모르겠다. 괜찮습니다. 그건 고작해야성향의 차이인 걸요.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내일의 일이 두 배가 될 것 같고 실제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그래도 지구는 둥글고 내일의 해는 떠오른다.

함께 사는 사람과 성향이 달라 고민이라면 일단 나를 적당히 피신시킨 다음 상대를 잘 관찰해서 어떻게 조련할 지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써먹어 본다. (내가 조련당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우리는 다 훌륭한 어른이니까 시간을 두고 계속 협상하면 된다. 하나를 얻기 위해 내 것도 하나씩 내려놓다보면 어느새 우리는 가족이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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